'4요일' 임예원, 서른 앞두고 만개한 연기인생..."'쟁이' 소리 듣고파"

by김은구 기자
2008.12.13 12:42:11

▲ 임예원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다. 주위에서 늦은 것 아니냐고 해도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더 좋을 게다.

배우 임예원.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30세가 된다. 여자 연기자로서는 어찌 보면 늦은 서른의 문턱에서 그녀는 영화 ‘4요일’과 SBS 새 아침드라마 ‘순결한 당신’에서 잇따라 주연을 꿰찼다. 특히 3일 개봉된 ‘4요일’(감독 서민영, 제작 재하엔터테인먼트)은 임예원의 첫 주연작이자 첫 영화로 연기인생의 꽃을 활짝 피우는 신호탄 같은 작품이다.

“지금이 제가 연기하기에 가장 알맞은 때인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맡을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아쉬움도 살짝 있지만 지금 제 몫을 잘 하고 싶어요.”

임예원은 중견배우 임동진의 둘째딸이자 1967년 개봉해 흥행한 영화 ‘월하의 공동묘지’의 각본과 연출, 제작을 했던 권철휘 감독의 외손녀, 뮤지컬 배우 임유진의 동생이라는 가족력을 보면 임예원은 너무 늦게 두각을 나타낸 게 아닌가 싶다.

더구나 그녀가 데뷔를 한 것은 1999년 SBS 드라마 ‘파도’. 햇수로만 따지면 벌써 10년차다.

그러나 임예원은 “우연히 오디션 보는 친구를 따라 방송국에 갔다가 생각지도 않게 캐스팅이 됐고 비중이 큰 역할을 맡은 덕에 이후 출연제의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연기생활이 너무 힘들어 외국에서 봉사활동을 한 2년을 포함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아르바이트 삼아 단막극에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연기활동을 안했어요”라고 말했다.



부모의 권유로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가 당황스럽기도 했고 부족함도 느꼈다는 게 임예원의 설명. 그러나 그녀는 2006년부터 마음을 다잡고 본격적으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연기가 제 인생에서 최고 우선순위라고는 생각 안해요. 하지만 이왕 선택한 길이니 ‘쟁이’소리를 들으면서 일하고 싶어요. 한번 광대는 영원한 광대라는 말도 있잖아요.”

 
▲ 임예원

첫 영화로 공포 스릴러인 ‘4요일’을 선택한 것은 외할아버지의 영향이 없지 않았다고 했다.

임예원은 “외할아버지의 흥행작이 공포영화잖아요. 외할아버지의 또 하나의 흥행작으로 코믹극인 ‘오부자’도 있는데 코믹으로 입지를 다진 여배우는 많아서 공포영화를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4요일’은 자살을 원하는 11명의 사람들이 인터넷 자살 동호회를 통해 모여 각자 원하는 방법으로 자살하기 위해 한 폐교에 갔다가 잔인한 방법으로 연쇄살해를 당하는 내용의 영화다. 임예원은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함께 고통 받는 가족들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인물로 11명 중 첫 번째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목을 맨 밧줄이 풀려 실패하고 이후 일어나는 연쇄살인에 휘말리는 이준희 역을 맡았다.

임예원은 “지금은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2006년 말에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자살이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아서 소재가 신선하다고 느꼈어요. 주연을 맡은 첫 영화지만 등장인물들이 모두 각자의 사연들이 있어 혼자 져야할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좋았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