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 만나 빵 터진 선미, '가시나'로 연 '선미팝' 서막[김현식의 서랍 속 CD]

by김현식 기자
2024.06.09 10:00:00

55번째 CD 선미 '가시나'

선미 ‘가시나’ 쇼케이스(사진=이데일리DB)
선미 ‘가시나’ 쇼케이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가수 선미가 2017년 8월 발매한 싱글 ‘가시나’(Gashina)입니다. 선미가 싱글 발매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언론 쇼케이스를 진행했을 때 받은 CD입니다.

‘가시나’는 선미의 야심작이었습니다. 소속팀이었던 걸그룹 원더걸스의 해체, 데뷔 때부터 몸담은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이하 JYP)와의 결별을 모두 겪은 뒤 낸 첫 신보였기에 공을 많이 들였던 거죠. 3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선보인 솔로 신작이기도 했고요.

쇼케이스 당시 선미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과 다른 음악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10년간 몸담은 JYP를 떠나는 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선미가 택한 새 둥지는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였는데요. 선미는 음악 작업을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과 협업해 진행하는 이채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선미는 “컴백 회의 도중 더블랙레이블과 작업해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다행히 연이 닿아 직접 테디와 만나 방향성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협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날 두고 떠나가시나 / 그리 쉽게 떠나가시나 / 같이 가자고 약속해놓고 / 가시나 가시나 -♪’ 테디가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선미가 작사에 힘을 보탠 ‘가시나’는 ‘가시나’는 동양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신스 사운드가 귀를 잡아끄는 곡입니다. 떠나가려는 연인을 향해 ‘왜 예쁜 날 두고 가냐’며 독기서린 말을 내뱉는 상황을 풀어낸 가사와 다채로운 표현력이 인상적인 선미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 곡이죠.



궁금증을 자극하는 제목인 ‘가시나’는 쇼케이스 당시에도 화젯거리였는데요. 선미는 ‘꽃에 돋아난 가시’라는 의미와 ‘왜 나를 두고 가시나’라는 메시지, 그리고 ‘아름다운 꽃의 무리’라는 뜻의 순우리말까지 세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밝히며 궁금증을 해소해줬습니다.

‘가시나’라는 키워드가 나온 비화도 들려줬는데요. 당시 선미는 더블랙레이블 작곡진에게 FPS 게임 ‘서든어택’에서 칼을 사용했다는 얘기를 꺼냈다가 ‘날카로운 것’, ‘가시’, ‘꽃’ 등의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가시나’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가시나’를 낼 당시 선미는 ‘24시간이 모자라’와 ‘보름달’로 두 차례 솔로 활동을 펼친 경험이 있는 상태였는데요. 선미는 ‘가시나’에 대해 “이전 발표곡들보다 다채로운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 될 것 같다”면서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곡이라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고 밝히며 긴장감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결과적으로 선미는 ‘가시나’로 주요 음원차트와 방송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 기쁨을 누리며 ‘솔로 선미’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확실하게 알렸습니다. ‘가시나’는 지금까지도 선미 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이기도 하죠.

선미는 ‘가시나’ 이후 ‘주인공’, ‘누아르’, ‘날라리’, ‘보라빛 밤’, ‘꼬리’, ‘스트레인저’(STRANGER) 등의 곡을 발표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색깔과 감성을 인정받으며 ‘선미팝’이라는 독자 장르를 구축하기도 했고요. 오는 13일에는 새 싱글 ‘벌룬 인 러브’(Balloon in Love)로 컴백한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도 여름 가요계 공략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