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강호순, 범행도구로 스타킹 선택한 이유
by김가영 기자
2022.04.09 09:46:54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채널A 범죄다큐스릴러 ‘블랙: 악마를 보았다(이하 블랙)’가 살인 그 자체를 즐기는 쾌락형 범죄자인 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사건을 다뤄 충격을 안겼다.
지난 8일 방송된 ‘블랙’에서는 사냥하듯 피해자를 물색하고 교묘하게 유인해 성폭행과 살인을 저질렀던, 극악무도한 연쇄 살인마 강호순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쳤다. 강호순은 영하의 날씨, 인적 드문 버스 정류장, 시골의 동승 문화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자신의 차에 오르게 했다. 그리고 성폭행한 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30대 후반에 결혼과 이혼을 4번 반복하는 등 심한 여성 편력을 과시하던 강호순은 여성을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로 봤다. 그의 네 번째 결혼 생활은 연쇄살인의 트리거가 되며 비극으로 끝났다. 강호순은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와 장모의 집에 불을 질러 살해했고, 이 일로 4억 8천만 원에 달하는 사망보험금을 수령했다. 그리고 그 돈은 유흥비와 범행도구 구매에 사용됐다.
이후 그는 호의 동승을 이용한 계획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목이 졸려 사망했고, 특이하게 그의 범행도구는 ‘스타킹’이었다. 권일용은 “’스타킹’은 잔혹성을 보여주는 시그니처다. 다른 범행 도구 없이도 피해자를 제압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드러난다. 스타킹은 신축성이 있어 살인에 용이한 도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가 사망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피해자들이 느끼는 성범죄의 고통, 서서히 죽어갈 때의 고통이 강호순에게는 만족감을 주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이다”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의 악랄함을 짚어냈다.
장진 감독은 “그의 최종 목표는 오직 살인이었고, 그 과정에서 욕망을 채우는 수단이 성폭행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범행 간격은 점점 짧아졌고, 하루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6차 살인 이후 22개월간 휴지기를 가진 강호순은 다시 살인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권일용은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하기 시작하자 자신의 범행이 들통날까 봐 살인 충동을 억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호순은 결국 CCTV 카메라에서 결정적으로 포착되며 용의 선상에 올랐다. 경찰의 탐문 수사를 받은 강호순은 범행에 쓰인 차량은 물론, CCTV에 찍히지 않은 다른 차량에까지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 그의 돌발 행동에 경찰은 그를 범인으로 확신했고, 결국 그의 소지품에서 의문의 혈흔을 찾았다.
권일용은 DNA 채취를 위해 그의 모든 소지품을 압수하고 감정한 끝에, 결국 7번째 피해자와 일치하는 DNA를 확보했다고 수사 과정을 전했다. 이 DNA가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살인의 피해자 중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강호순은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며 결국 자백했다. 총 10명의 무고한 목숨을 빼앗은 강호순은 사형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복역 중이다.
장진은 “과연 휴지기 동안 그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게 맞을까? 강호순이 사용했던 곡괭이에서 신원 미상 여성 2명의 DNA가 발견됐다. 세상에 미제로 남은 실종사건이 많이 있다. 또 다른 강호순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로부터 격리된 범죄자의 비뚤어진 내면을 추적하는 범죄다큐스릴러 ‘블랙: 악마를 보았다’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채널A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