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호 FNC 대표, "한류위기론? 문제는 콘텐츠"
by고규대 기자
2013.01.22 09:02:19
[한류를 만드는 사람]FT아일랜드, 씨엔블루 제작자 한성호
"남과 다른 길 걷고 싶다. 성장보다는 내실있는 기업이 목표"
|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김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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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가요계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에 이어 FNC엔터테인먼트가 3위 업체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만 330억원. 일본 자회사 FNC재팬과 국내 자매회사인 실용음악학원 FNC아카데미의 매출액을 합하면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류 위기론은, 사실 매번 나왔어요. 배용준이 ‘욘사마’라는 애칭으로 일본에서 사랑을 받던 2005년 즈음에도 한류가 저물었다는 지적이 있었죠. 해법은 단 하나,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입니다. 콘텐츠는 남들과 다른, 각 장르에 집중하면 돋보일 수 있죠. 밴드 음악을 기본으로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FNC엔터테인먼트의 강점이죠.”
FNC엔터테인먼트의 성장을 견인한 한성호 대표의 말이다. 한성호 대표는 2006년 FNC뮤직을 설립해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주니엘, AOA를 만들어냈다. 2012년 법인명을 FNC엔터테인먼트로 변경하고 이동건, 박광현 등을 영입하면서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했다. 5명으로 시작한 사업체는 본사 직원 70명과 자매회사 직원 30명을 포함해 100여 명으로 커졌다.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어떤 꿈을 줄 수 있는가, 회사를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가장 고민되는 일이죠. 물론 제일 가는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되는 외형도 중요하지만 관련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주는 등 내실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초 1년여의 노력 끝에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모여 있는 서울 영동대교 남단 청담동 인근에 건평 2천644㎡(800평)의 사옥을 세웠다. 연습실과 휴식공간 등 아티스트와 직원 위주로 꾸며진 짜임새 있는 공간이 건물 곳곳에 자리했다. 1층에 직원만을 위한 카페테리아도 마련했다.
“회사를 차리면서 고민한 게 아티스트와 동반자로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었죠. 제가 가수이자 작곡가 출신이어서 그런 부분에 더 신경이 쓰여요. 그래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어요.”
한성호 대표는 명지대학교 밴드 ‘화이트 홀스’ 출신으로 1998년부터 가수로 활동하다 2000년 초반 작곡가로 전업했다. 이후 sg워너비, 씨야, 더넛츠, 서영은 등의 노래를 만들면서 ‘스타 작곡가’로 이름을 알렸다. 한성호 대표는 2000년대 중반 고(故) 박용하와 케이(K)의 음반에 참여하면서 일본을 오가다 밴드 음악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엿봤다. FT아일랜드 등을 오랫동안 준비하다 퍼포먼스를 앞세운 K팝 그룹과 다른 매력의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내 승부수를 띄웠다.
|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발굴한 스타는 FT아일랜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씨엔블루, 주니엘, AOA 등이 꼽힌다.(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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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호 대표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올해에는 드라마 제작 등에도 나서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확고한 자리를 잡을 생각이다. 빠르면 2년 안에 코스닥 직상장도 꿈꾸고 있다. 남과 다른 길을 걷고 싶은 그의 꿈대로, 몸집보다 내실 있고 특색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지금 있는 사업이 5년 후에도 성장할 수 있을까? 한류가 이젠 고민을 시작할 때입니다.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는 문화사업구조를 갖추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