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뉴시스 기자
2012.07.21 09:58:07
【서울=뉴시스】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 대회. 한국 태권도대표팀은 남녀 16체급에 출전해 금메달 3개에 그쳤고 남자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 연속 종합우승 기록을 ‘19’에서 멈춰야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태권도 ‘여제’ 황경선(26·고양시청)의 패배였다.
67㎏급 준결승에서 사라 스티븐슨(28·영국)을 만난 황경선은 왼발 얼굴공격으로 3점을 먼저 뽑아냈지만 바로 몸통 뒤차기와 얼굴 공격을 허용, 3-5로 역전을 당했다. 황경선은 3회전에서 상대의 감점으로 2점을 만회했지만 결국 스티븐슨에게 얼굴 공격을 내주며 5-8로 무너졌다.
스티븐슨은 결국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자신의 이름을 한국대표팀에 강하게 각인시켰다.
황경선은 지난 10일 올림픽 출정식에서 “경주세계선수권대회는 스티븐슨이 체급을 낮춰 출전한 첫 대회였기에 상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힘이 무척 좋아서 벽과 싸우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스티븐슨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영국에서는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남자 80㎏급의 애런 쿡(21)과 함께 영국 태권도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다.
1998년 유럽선수권대회 68㎏이상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얼굴을 알린 스티븐슨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같은 체급에 참가해 동메달을 획득, 영국의 태권도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스티븐슨의 이 메달은 영국이 올림픽 태권도에서 딴 유일한 메달이다.
2011경주세계선수권대회부터 체급을 낮춰 68㎏급에 출전한 스티븐슨은 황경선 등 쟁쟁한 선수들을 파죽지세로 물리치며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로 떠올랐다.
스티븐슨의 특기는 177㎝의 큰 키를 앞세운 앞발밀기, 앞발얼굴공격, 돌개차기, 돌려차기 등이다. 특히 체급을 낮춰서 출전하기 때문에 체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근접 거리에서 나오는 얼굴 후려차기는 일품이다.
또한 2000시드니올림픽부터 이번 런던올림픽까지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통해 얻어진 경험도 스티븐슨의 강점 중 하나다. 우리나라 태권도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출전 횟수를 가지고 있는 황경선은 런던을 포함해 3번에 불과하다.
개최국의 이점도 스티븐슨에게 호재다.
현재 세계랭킹 10위인 스티븐슨은 규정상 시드배정을 받을 수 없지만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시드를 받았다. 영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스티븐슨에게는 분명히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슨은 “런던올림픽은 내게 네 번째 올림픽이다. 시드니올림픽 때에는 태권도에 대한 인식이 낮았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올림픽 금메달은 내가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결과다. 꼭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라 스티븐슨 프로필
▲생년월일=1983년 3월30일
▲신체조건=키 177㎝, 몸무게 72㎏
▲주요 성적
- 2001 제주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3㎏급 금메달
-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67㎏이상급 동메달
- 2011 경주세계선수권대회 여자 67㎏급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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