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덕 본 임재범vs손해 본 김건모
by김은구 기자
2012.06.18 08:01:03
`나가수`에 대해 가수 25명에게 물었다…출연 않겠다 56%
| | ▲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가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재범 김건모 박미경 김연우 이은미 국카스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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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18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나가수’에서 출연 제의가 와도 출연하지 않겠다.” 설문에 응한 가수들의 반 이상인 56%(14명)의 말이다. 출연하겠다는 가수는 20%(5명)에 불과했고 6명은 ‘잘 모르겠다’ 등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출연을 안 하겠다는 가수들 중 6명을 포함해 전체의 40%인 10명은 ‘경연’이라는 방식에 반대했다. 각기 다른 개성이 다양하게 공존해야 하는 가요계에서 획일화된 가창력 위주, 열창 위주의 선곡으로만 우열을 가리를 경연은 가수들에게 필요 없다는 것이다. 경연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수는 3명에 불과했다.
‘나가수’의 긍정적 효과(주관식 대답)는 역시 노래의 매력을 다시 새기게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출연해 흘러간 노래를 현재에 맞게 재해석해 대중에게 불러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외에 TV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가수들을 발굴해낸 역할도 인정했다. 가수는 노래를 잘 불러야 하고, 대중은 노래를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나가수’의 긍정적 효과로 꼽혔다. 가수들이 끊임없이 노래에 몰두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나가수’의 부정적 효과(주관식 대답)는 ‘비전문가의 음악 평가를 통해 형성될 수 있는 획일화된 음악관’, ‘고음 위주 샤우팅 창법의 한계’ 등의 답변이 48%인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노래가 다양한 색깔과 표현을 가졌음에도 오로지 고음 처리 등 열창으로만 획일화해 대중의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경연’이라는 형식이 부정적이라고 답한 가수도 32%(8명)이었다. ‘가수들끼리 경쟁하고 긴장하는 모습이 아마추어 같아 보인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감정의 과잉 무대’,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하다’, ‘가수가 프로그램 소모품 같은 느낌’ 등이다. 그 외에 ‘출연하는 가수만 가수라는 인식 확산’, ‘방송사가 음반 산업에 지대한 힘을 발휘하는 새로운 강자가 돼 중소 음반 기획사, 제작자의 영역을 뺏어간다’ 등의 의견도 눈에 띄었다.
청중평가단과 실시간 문자투표를 합산한 평가 방식에는 부정적이었다. 이 방식은 ‘나가수2’가 시작되면서 도입됐다. ‘시즌1처럼 청중평가단만 하는 게 좋다’가 32%(8명), ‘정당하지 않은 것 같다’가 28%(7명)였다. ‘나가수2’는 가수들의 라이브로 진행되는 만큼 현장의 감동과 실연을 평가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문자투표는 가수의 기존 인지도와 이미지가 섞여 팬이 많은 가수가 유리하다는 이유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다. 그 외에 ‘심사위원제가 필요하다’(4명), ‘평가 방식이 객관적이다’(5명), ‘문자투표만 하는 게 낫다’(1명) 등의 의견도 있었다.
‘나가수’에 출연해 가장 덕을 본 가수’(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 52%(13명)가 임재범을 꼽았다. 임재범을 모르던 사람들도 ‘나가수’를 통해 그의 가치를 알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가수 김범수(7표)가 ‘나가수’ 덕을 본 가수 2위에 꼽혔다. 김범수는 다양한 이미지 변신으로 실력을 재조명받고 두터운 팬층까지 확보했다. 김연우와 적우가 각각 4표를 얻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손해를 본 가수’는 시즌1에서 첫 탈락자로 결정됐다가 재도전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김건모가 꼽혔다. 44%(11표)로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었다. ‘손해를 본 가수는 없다’는 의견도 32%(8명)나 있었다. ‘나가수’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덕을 봤다는 의미다. ‘나가수’에 출연하면 안되는 가수라는 이유로 조규찬도 4표를 얻었다. 인순이도 1표를 얻었는데, 경연 가수가 아닌 스페셜 가수로 나왔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