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맞아? `1박2일` 마법의 순간

by양승준 기자
2012.03.28 08:13:29

▲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중인 가수 성시경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발라드왕자` 성시경(32). 그가 가둬뒀던 `예능 봉인`을 풀었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합류. 지난 25일에는 `1박2일`과 `개그콘서트`를 오가며 `개그 DNA`를 뽐냈다. 따지고 보면 성시경의 예능 적응력은 데뷔 초부터 기대 이상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지난 2002년. 성시경은 MBC `목표달성 토요일-애정만세`에서 김꽃님과 데이트하며 `버터 왕자`로 소비됐다. 이뿐이 아니다. 성시경은 `강호동의 천생연분`에서 댄스가수 비와 박빙의 체력대결을 벌여 화제가 됐다. 예능을 죽자고 덤벼드는 발라드가수의 집념. `버터왕자`가 날린 카운터펀치에 시청자는 놀랐다. 그런 성시경이 `예능잠룡`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의 예능 몰입도는 더욱 높아졌다. 성시경은 `1박2일`에서 흙바닥에서 구르며 `몸개그`를 했다. "기대와 조롱의 차이를 알겠다." 멤버들의 외면에 성시경도 웃었다. `개그콘서트`에서는 춤까지 췄다. 성시경의 예능 도발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부터 예견됐다. 그래서 준비했다. 성시경의 최근 `예능 역변` 탐구생활. 그의 반전을 목격한 지인들에게 뒷얘기도 들었다. "성시경은 일단 커서 웃기다." 예능 작가들은 뜻밖에 성시경의 큰 덩치를 예능적으로 탐냈다.
▲ 성시경
 

야생 리얼버라이어티를 하며 트렌치코트를 입고 촬영장에 나서는 독특함. 성시경은 뜻밖에 예측불가였다. 이는 `차도남` 김C가 `1박2일`에서 보여준 엉뚱함을 연상케 할 정도로 흥미로웠다. 말투도 `야생`을 닮아갔다. "`거리에서`는 흥얼거리면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다. 아주 힘들다. X싸야된다." 성시경은 `1박2일`에 몸을 던졌다. 그는 멤버들과 `1박2일` 구호 대결을 하며 땅바닥에 엎드려 두 다리를 쩍 벌리는 만행(?)도 저질렀다. 깡충깡충 뛰며 `1박2일`을 외치기도 했다. `버터왕자` 성시경은 `1박2일`에 없었다. 뜻밖의 모습도 발견됐다. 성시경은 따뜻했다. 그는 멤버들이 쉬고 있을 때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도 하면서 주변을 정리했다. 성시경은 위기가 닥치면 투덜거리거나 `까칠` 하게 날서 있기보다는 오히려 느긋하게 대처했다. "성시경은 나이 먹으니 왠지 점점 진국이 되어가는 거 같다." 네티즌도 성시경의 변화를 곱씹었다.
 
우선 성시경의 트렌치코트는 의도한 바가 아니다. 사전에 "밝은 옷을 입어달라"고 멤버들에게 부탁했는데 그가 선택한 게 바로 트렌치코트였다. 성시경의 예능인으로서의 강점은 덩치가 크다는 데 있다. 샤프한 이미지인데 몸이 크고, 그 큰 체격 덕에 무엇을 해도 상대적으로 재미있어 보인다. 성시경은 예능도 진지하게 대한다. 정말 자신이 `초보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는 게 보인다. 성시경은 뜻밖에 사람들과 스킨십이 많다. 촬영 끝나고 제작진과 스태프들에게 `잘 들어갔냐`고 휴대전화 문자도 많이 보낸다. 오랫동안 라디오 진행을 해서 몸에 밴 친근함인 것 같았다. 라디오는 소규모로 일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유대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터잖나. 물론 성시경도 `1박2일` 찍으며 가끔 `너무 바보같이 나오는 거 아냐`며 걱정은 한다.(웃음) 그러면서도 스태프들이 성시경의 의외의 모습에 놀라면 "나 원래 이렇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 성시경과 신보라

 
"신당동 밀키보이에요." `버터왕자` 성시경의 살신성인 개그. 성시경의 `개그콘서트` 외출은 그의 개그 종합선물세트였다. 성시경은 `개그콘서트`에서 자신의 히트곡인 `거리에서`를 개사해 불렀다. "떡볶이가 없는 신당동 거리에는 내가 할 일이 없어서" 이는 약과다. 그는 가수로서 아킬레스건인 `춤`까지 췄다. 성시경의 `미소 천사` 엉거주춤에 시청자는 폭소했다. "이 느끼하고 최효종 닮은 놈이 뭐가 좋아? 시건방지다고 소문 파다한데" 개그맨 송준근의 반격. 성시경은 허경환 개그 패러디로 이를 응수했다. "이기적이라고 오해하면 아니 아니 아니 돼요."



성시경은 개그에 능숙했다. 방송 경험이 많아서인지 여유롭게 연기를 했고 내가 오히려 의지했다. 아, 그리고 성시경과 쫄면 먹을 때 입술 닿지 않았다. 성시경 여성팬분들 노여움을 잠시 내려놓으셔도 될 것 같다.
 
▲ 성시경
 
크리스마스 악몽이었다.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발라드의 황제` 성시경은 `아바타-나비족`으로 변신했다. 데뷔 10년 만의 파격 분장. 분명히 비주얼 쇼크였다. 성시경은 얼굴 전체를 파란색으로 칠하고 `나비족`으로 변신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특수분장으로 귀를 크게 만들어 `나비족`의 디테일도 살렸다. 레게 스타일의 가발까지 썼다. 뿐만이 아니다. 성시경은 `나비족` 분장을 한 후 라디오 DJ 캐릭터로 무대에 나와 천연덕스럽게 입담을 뽐냈다. MBC `성시경의 푸른 밤입니다`를 패러디한 `성시경의 붉은 밤`이란 코너를 만들어 유희열과 수습불가의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가발 끝을 전화기에 갖다 대 나비족이 머리카락으로 다른 생물과 교감하는 것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한 나비족 분장은 엽기 종결이라는 평이다. 네티즌은 `평생 캡처감이다` `성시경 은퇴방송인가` `멘탈 붕괴 일보 직전`이라며 호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