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출격' 이혜천, 감독 미안함에 위로될까
by박은별 기자
2011.04.09 09:23:42
[이데일리 SPN 박은별 기자] "시범경기 막판 등판 기회를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내 탓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8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투수 이혜천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혜천이가)몸은 괜찮았는데 투구감이 떨어져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잠깐이라도 내보내서 던지게 했어야 했다. 안 보여주려다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혜천은 개막 두 번째 경기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 상대 선발 박현준에 밀리며 패전을 기록했다. 4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3.2이닝 동안 5안타 4볼넷을 허용하고 5실점했다. 전반적으로 제구력이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평이었다. 특히 4회에는 밀어내기 볼넷을 포함해 총 3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사실 이혜천은 시범경기 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2번 등판해 1승1패를 거뒀다. 10이닝 동안 6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점) 방어율 1.80을 기록했다.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였다. 폼과 구위 모두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생겼다.
하지만 시즌 첫 경기에서는 이와 달랐다. 그 이유를 김 감독은 실전 감각 부재로 봤다.
이혜천은 지난 3월19일 잠실 SK전 출장 이후 이후 등판이 없었다. 25일 광주 KIA 시범경기에는 악천후로 나서지 못했고 27일 잠실 LG전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시즌 첫 등판까지 보름 가량 쉰 셈이었다.
김 감독은 "그 때 내가 시범경기 막판 계투로라도 등판시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혜천이한테는 감을 찾아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기회를 챙겨주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혜천에게 거는 두산의 기대는 크다. 10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김경문 감독은 과감히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기면서 신뢰를 보였다. 일본에서 실패를 경험한 것도 그에게는 큰 보약이 됐다. 이제는 보여줄 때다.
이혜천은 9일 KIA전에 출격한다. 지난 3일 등판 이후 6일만이다. 상대도 만만치않다. KIA 에이스 윤석민과 맞대결이다. 이혜천이 복귀 첫 시즌 감독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