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진, 핸디캡 100kg 극복하고 나이트 레이스 역전 우승

by이석무 기자
2024.06.16 09:46:00

슈퍼레이스 슈퍼 6000 클래스에서 핸디캡 100kg을 안고도 우승을 차지한 장현진이 팀 스태프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슈퍼레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장현진(서한 GP)이 슈퍼레이스에서 100kg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2024시즌 첫 ‘밤의 황제’ 타이틀을 차지했다.

장현진은 15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인제 스피디움(3.908㎞·23랩)에서 열린 2024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4라운드 슈퍼 6000 클래스 결승에서 39분55초827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박석찬(브랜뉴 레이싱·40분17초847), 3위는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40분22초559)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장현진은 2∼4라운드에서 3연속 우승을 이뤘다. 드라이버 포인트 26점을 획득해 90포인트로 랭킹포인트 1위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아울러 장현진은 2018년 8월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나이트 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김의수(은퇴), 정의철(서한GP)과 함께 ‘나이트 레이스 최다 우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장현진은 사실 불리한 상황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앞선 두 대회 우승으로 100kg의 핸디캡 웨이트를 싣고 달려야 했다. 그 탓에 퀄리파잉 기록이 좋지 못했고 결승에서 7번 그리드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그런 불리함 속에서도 차곡차곡 순위를 끌어올려 역전 우승을 이뤘다.

과감한 타이어 선택이 승부를 갈랐다. 이날 인제 스피디움에는 오후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결승 레이스를 앞두고 노면이 젖은 상태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차량은 빗길에 적합한 웨트(wet) 타이어를 선택했다.

반면 장현진은 드라이 타이어를 장착하고 결승에 나섰다. 위험한 도박이기도 했다. 드라이 타이어는 접지력이 좋지만 물기가 코스에선 미끄러질 우려가 크다.

장현진의 선택은 옳았다. 타이어의 마찰열로 인해 노면이 빠르게 마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드라이 타이어를 끼고 달린 장현진은 더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반면 웨트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들이 뒤늦게 피트로 들어와 드라이 타이어로 교체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린 장현진은 앞서 달리던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와 박규승(브랜뉴 레이싱)이 공방을 펼치는 틈을 놓치지 않고 간격을 좁혔다. 이어 18번 3번 코너에서 단숨에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장현진에게 운도 따랐다. 2위 싸움을 벌이며 치열하게 추격하던 황진우와 박규승이 21랩째 1, 2번 코너 사이에서 서로 충돌했다. 경쟁자들이 밀려난 사이 장현진은 독주를 이어갔고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황진우는 장현진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박규승과 충돌로 인해 5초 가산 페널티를 받으면서 3위로 밀려났다. 세 번째로 들어온 박석찬이 2위로 올라섰다.

장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억지를 좀 부렸다. 비가 그치면 ‘무조건 드라이 타이어를 선택하겠다’고 어필했다”며 “노면이 말라가는 과정에서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100kg 핸디캡 웨이트를 갖고도 차량 밸런스,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준 팀원들에게 고맙다”며 “차량이 너무 완벽해서 결승에도 꾸준히 갈 수 있었다. 올해 복이 터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GT 클래스에서는 ‘도깨비’ 정회원(이고 레이싱)이 우승을 차지했다. GT 클래스 복귀 두 경기 만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폴 포지션을 잡고 레이스를 펼친 정회원은 경기 중 선두를 내주기도 했으나 끝내 재역전하면서 가장 먼저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

매 라운드 결승에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CJ대한통운 패스티스트 랩 어워드(Fastest Lap Award)’는 이정우(오네 레이싱)가 두 라운드 연속 수상했다. 이정우는 마지막 23랩에서 1분38초742를 기록하며 드라이버 포인트 1점을 추가 획득했다.

한편, 황진우는 이날 경기를 통해 슈퍼 6000 통산 100번째 결승 레이스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는 국내 모터스포츠 중 단일 클래스 최다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