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성장하는 2002년생 김주형…한국 남자 골프 미래 밝혔다
by임정우 기자
2020.03.02 06:01:00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김주형(18)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김주형은 삼촌 또는 아버지뻘 되는 선수들과 아시안투어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치며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2002년생 김주형은 지난해 만 17세의 나이로 아시안투어 우승자 대열에 합류한 특급 기대주다. 남자골프 세계랭킹은 141위로 한국 선수 중 6번째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주형은 1일(한국시간) 뉴질랜드 퀸즈타운의 밀브룩 리조트 골프 코스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뉴질랜드 오픈(총상금 140만 뉴질랜드 달러)에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이번 대회 첫날부터 셋째 날까지 선두를 달렸던 김주형은 마지막 날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며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김주형은 이번 대회를 통해 올 시즌 아시안투어 톱10 횟수를 2경기로 늘렸다. 우승 경쟁이라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치도 쌓아올렸다.
김주형은 뉴질랜드 오픈 직후 이데일리에 “이번 대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경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며 “우승을 놓쳐서 속상한 것보다는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6세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김주형이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한 건 타이거 우즈(미국)의 경기를 본 2013년이다. 한국의 우즈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김주형은 17세의 나이로 2018년 6월 프로로 전향했다.
그는 2018년 겨울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출전해 정규투어 출전권 획득에 도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하지 못하며 아시안투어 2부 투어인 아시안 디벨롭먼트 투어(ADT)에서 투어 생활을 시작했다. ADT는 아시안투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비교해 규모와 환경이 열악하다. 그러나 김주형은 ADT에서 이뤄질 선수 생활이 성장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쏟아 부었다.
ADT에서 실력을 쌓고 아시안투어로 올라온 김주형은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파나소닉 오픈 우승을 비롯해 BRI 인도네시아 오픈 단독 3위, 태국 오픈 공동 6위 등 상위권 성적을 내며 상금랭킹 25위에 올랐고 올해 아시안투어 풀시드를 획득했다.
김주형의 지난 시즌 돌풍이 반짝 활약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김주형은 이 같은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2020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홍콩 오픈에서 공동 18위를 기록한 김주형은 두 번째 대회인 SMBC 싱가포르 오픈 단독 4위를 차지하며 디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 시즌 세 번째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며 아시아 전역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주형이 세운 올해 목표는 아시안투어 상금왕과 남자골프 세계랭킹 100위 진입이다. 다음 목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이다. 그는 2년 뒤 임성재(22), 안병훈(29) 등 한국 선수들과 PGA 투어를 누비는 꿈을 꾸고 있다.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김주형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최종 목표는 세계랭킹 1위와 PGA 투어 아시아인 최다 우승이다.
18세의 나이로 아시안투어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김주형은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다. 어린 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김주형.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매주 쌓아가고 있다.
김주형은 “PGA 투어를 누비는 그날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있다”며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