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빅리그 재입성 기정사실...한 시즌 30홈런도 기대
by이석무 기자
2017.03.31 06:00:00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복을 노리는 코리안리거들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메이저리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4월 2일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한국인 선수 가운데 현 시점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박병호(31·미네소타)다.
박병호는 지난해 기대를 한몸에 받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부상과 적응 실패로 고전했다. 지난 2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맛봤다. 스프링캠프도 마이너리그 초청 선수 신분으로 참가했다.
하지만 채 두 달도 안 돼 박병호의 입지는 완전히 달라졌다. 박병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범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출전, 8회 승리를 가져오는 2점홈런을 터뜨렸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시범경기 홈런을 6개로 늘렸다. 시범경기 타율은 3할5푼3리(51타수 18안타)에 OPS(출루율+장타율)는 1.159나 된다. 미네소타 전 선수를 통틀어서도 단연 독보적인 활약이다. 오히려 박병호를 개막전에 기용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상황이다.
현지언론들도 박병호의 빅리그 재입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네소타 지역 일간지 ‘스타 트리뷴’은 “박병호가 트윈스에서 지명타자로 자리잡았다”며 “주말에 홈구장 타깃 필드가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빅리그 통산 3319개 안타를 치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박병호가 시범경기 내내 무척 꾸준했다”면서 “타석에서 박병호가 부담을 덜고 좀 더 침착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박병호가 과연 한 시즌 30개 이상 홈런을 칠 수 있을 것인가로 옮겨지고 있다.
송재우 MBC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박병호의 부활을 의심하지 않았다. 송 위원은 “박병호의 모습을 보면 마음의 짐을 털고 편안하게 타격하는 게 느껴진다”며 “시범경기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 텐데 이걸 이겨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빠른공이건 변화구건 실투가 들어오면 놓치지 않고 때려냈다”며 “정규시즌에서 이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30홈런 이상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팔이 안으로 굽어져서 하는 바람이 아니다. 현지에서도 박병호의 30홈런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구 통계 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최근 칼럼에서 “작년 244타석에서 홈런 12개를 친 박병호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30개 이상 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지난 시즌 빠른 공에 유독 약점을 보였던 박병호가 올해 시범경기에선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며 “새로운 문화와 리그에 적응한 지 1년이 넘은 그는 올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2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류현진(30·LA다저스)은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 자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오는 4월 8일 오전 5시 10분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순서상으로는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 좌완 리치 힐, 우완 브랜든 매카시에 이어 5번째다. 몇 번째인지는 큰 의미가 없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선발 투수의 좌·우 균형을 맞추고 류현진의 재활 속도 등을 고려해 등판 순서를 마지막으로 돌렸다.
4월 2일 LA에인절스와 마지막 시범경기에 등판하고 5일 쉰 뒤 첫 등판에 나서는 것도 류현진에게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밖에 부동의 마무리투수로 활약 중인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과 빅리그 베테랑 선수로 자리매김한 추신수(35·텍사스), 플래툰을 깨고 붙박이 주전을 노리는 김현수(29·볼티모어)도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전혀 문제가 없다.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황재균(30)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활약이 좋았고 구단 안팎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시즌 중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음주 뺑소니 사고 탓에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취업비자를 받지 못한 강정호(30·피츠버그)는 ‘제한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이름을 올린 채 국내에서 개막전을 맞이할 전망이다. 현재로선 빅리그 복귀 시점을 전망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