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거나 미치거나' 김선영 "연기로 부모님께 효도"

by김은구 기자
2015.04.18 07:30:00

배우 김선영(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틀어 올린 머리에 한 줄로 자리 잡힌 백발이 어색하지 않았다. 최근 종방한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여자 주인공 신율(오연서 분)이 이끄는 청해상단의 행수 백묘. 그 만큼 연령대가 높아 보이는 캐릭터였지만 이를 연기한 배우의 얼굴은 낯설었다. 스스로도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가장 큰 유명세를 안겨준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영. 20대 중반에 연기를 직업으로 삼아 15년 가까이 생활했다. 2005년 ‘잠복근무’를 시작으로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지만 2012년 ‘음치클리닉’에서 조연을 맡은 것을 제외하면 모두 단역이었다. 지난해 방송된 MBC ‘호텔킹’에서 조연을 맡은 것을 비롯해 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발산했다. 그 전에는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카메라 앞에서 익숙해지는 게 조금 힘들었어요. 환경이 정말 달라서 긴장도 됐고요.”

드라마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주인공이지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큰 역할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매번 눈에 띄었다. 김선영은 연출자에게 공을 돌렸다. 김선영은 “감독(연출자) 복이 있다. 이전에 같이 했던 감독들도 모두 너무 젠틀했다. 그들이 아니었으면 위축됐을 수도 있다. ‘빛나거나 미치거나’ 종방연에서도 감독에게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선영(사진=방인권 기자)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은 연극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경북 영덕에서 보낸 중학생 시절 연극 연출을 맡았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무대를 철거할 때는 가슴이 아팠다. 연극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철학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연극 동아리에 가입해 연극만 했다. 올해 5살 된 딸을 낳고 소위 몸 풀러 영덕 부모님 댁에 내려갔을 때 부모님이 알람을 맞춰놓고 드라마를 꼭 챙겨보는 것을 보고 드라마 출연을 생각했다. 김선영은 “내가 원한다고 드라마 출연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출연하면 부모님이 얼마나 기뻐하실지 생각하니 욕심이 생겼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몰랐는데 그렇게라도 부모님께 잘 해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그런 김선영의 바람이 이뤄진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스태프의 노고다. 적은 임금에 허구한 날 잠도 제대로 못자서 서서 코를 고는 막내 스태프를 보면서는 눈물도 났다고 했다. 김선영은 “돈 좀 많았으면 스태프들에게 맛있는 거 하나씩이라도 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선영은 ‘빛나거나 미치거나’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차기작 검토를 하고 있다. 연극도 시간 맞는 대로 계속 할 생각이다.

“연극이 수입은 적지만 순수예술이잖아요. 힘들어도 계속 지켜가야죠. 배우의 고향은 무대인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