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케미의 2차 파동, 부끄러운 삶 김희애 vs 청결한 궁핍 유아인
by강민정 기자
2014.04.08 07:45:40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케미스트리의 2차 파동이 일었다. 부끄러운 삶 속의 자신을 발견한 오혜원과 그와는 너무 다른 궁핍함에도 청결한 선재의 삶이 대비되기 시작했다. 방송 첫회, 너무나 다른 사회적 위치 때문에 절대 어울릴 수 없을 것처럼 그려진 남녀의 입장이,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역시 ‘보여지는 게 다가 아니’고,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 미니시리즈 ‘밀회’에서는 지난 7일 방송된 7회에서 힘들어하는 김희애를 위해 유아인이 있는 돈을 털어 그를 숙박업소로 인도하는 장면이 보여졌다. 삶의 무게에 지친 그를 쉬게 해야겠다는 생각 하나에만 몰두했던 유아인은 남들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청결한 궁핍 이선재
극중 혜원(김희애 분)을 위해 모텔에 가는 선재(유아인 분)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지친 혜원을 배려하는 순진무구한 선재의 정성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보여지면서 마음 한구석 짠한 여운을 안겼다. 집에 돌아온 혜원이 자신의 상처보다는 남의 이목만 걱정하는 남편 준형(박혁권 분)과 크게 싸운 장면에서도 선재의 진심은 상대적으로 빛이 났다. 선재의 ‘청결한 궁핍’에 눈물짓던 혜원은 막상 선재에게는 차갑게 대하고 말지만 욕실에서 목욕을 하며 자신의 나이와 현실을 돌아보게 된 혜원은 북받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울었다. 조금씩 어긋났던 두 사람은 선재가 장학증서를 받는 현장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혜원에게 비아냥거리는 영우(김혜은 분)를 보고 선재는 충격을 받는다. 혜원을 만난 선재는 “어제까지 선생님한테 서운 했던 거 싹 다 뭉개졌어요. 대신에 지금 무지 핏대 나고 열 받아요”라며 화를 내, 남의 이목만을 생각하는 준형과 비교되는 모습을 보여줘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부끄러운 삶 오혜원
선재와 달리 오혜원은 부와 명예, 미와 선망 모든 걸 가진 백조와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실상은 그 아래서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추악하고도 비열한 몸부림을 지켜봐야하는 사람이었다. ‘40줄’에 들어서서야 자신이 그런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재단 회장(김용건 분)의 내연녀인 설렁탕집 주인을 찾아가 우아한 말투와 고고한 품위를 잃지 않으며 “다신 만나지 않겠다는 확답을 들어야 한다”고 타이르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 말에 대한 대가로 찬물을 뒤집어 써야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무엇보다도 ‘백조의 삶’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포인트. ‘내가 왜 이런 모욕을 당해야하나’ 분통 터질 일이지만, 회장의 아내(심혜진 분)이자 직접 모시는 예술재단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안하셔도 될 것 같다. 내일 장학증서 전달식이 있다”고 의연하게 보고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런 삶을 살아왔고 별말 없이 그 길을 걸어왔기에, 이제와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신이 살아온 삶으로부터 밀려오는 회의감을 견뎌내는 건 오혜원이 진짜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였다.
주요 인물들의 변화가 예상되며 서서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한 ‘밀회’ 8부는 8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