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너vs오브레임, 파이터 생명 건 사투인 이유

by이석무 기자
2011.12.24 08:54:59

▲ 브록 레스너(왼쪽), 알리스타 오브레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시간으로 2011년 마지막 날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UFC 141 대회는 브록 레스너(34.미국) 대 알리스타 오브레임(31.네덜란드)의 헤비급 빅매치가 메인이벤트를 장식한다.

전미 아마레슬링 챔피언이자 WWE프로레슬러 출신인 레스너는 UFC마저 정복하면서 진정한 '괴물'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 '무서운 신예' 케인 벨라스케즈(미국)에게 무참히 패해 챔피언벨트를 내준 뒤 기세도 꺾였다. 설상가상으로 게실염(대장의 벽에 있는 주머니 내에 장의 내용물이 고여 발생하는 염증) 때문에 수술을 받는 바람에 1년 넘게 옥타곤에 오르지 못했다.

레스너에게 이번 경기는 정상으로 다시 도약하기 위한 재기 무대다. 그런데 상대가 너무 강하다. 바로 스트라이크포스와 K-1을 정복한 오브레임이다.

오브레임은 그동안 UFC 외부에 있는 헤비급 파이터 가운데 최강자로 인정받았다. 종합격투기 뿐만 아니라 입식타격기 K-1 무대에서도 우승하면서 강력함을 입증했다. 최근 10연승을 달리는 가운데 경기 내용에서도 상대를 확실히 압도했다.

타고난 힘과 강력한 레슬링 실력을 갖춘 레스너로서도 오브레임은 벅찬 상대다. 현지 전문가들과 스포츠 베팅업체들도 오브레임의 승리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레스너가 UFC에 진출한 이래 언더독이었던 경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레스너나 오브레임 모두 이번 경기는 자신의 격투인생을 건 사투가 될 전망이다.



레스너는 앞선 벨라스케즈전 KO패 이후 이번 경기까지 내주게 되면 2연패를 당하게 된다. 지금까지 쌓아온 강력한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진다.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UFC에서 누려왔던 우월적 지위를 잃게 된다.

사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질병으로 수술을 받은 레스너가 과연 정상적으로 싸울 수 있을까 의문도 많았다. 만약 레스너가 예전같은 강력함을 보인다면 우려를 날려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옥타곤에서 그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 뻔하다.

최악의 경우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UFC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레스너가 WWE프로레슬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다. 나이도 어느덧 30대 중반이라 선수인생 지속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UFC 데뷔전을 갖는 오브레임도 이번 경기에 대한 부담이 크다. 오브레임이 패하게 되면 UFC파이터만이 우월하다는 UFC의 주장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동시에 자신이 각종 단체를 돌면서 힘들게 이뤘던 명성도 거품이 되고 만다.

물론 오브레임이 이번에 진다고 해서 당장 UFC에서 쫓겨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챔피언에 오르는 길은 그만큼 멀어지고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경기에서 이긴다면 곧바로 타이틀 도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오브레임으로선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의 명성이 허풍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저 평범한 파이터로 한순간에 전락하게 된다.

누가 이기던 간에 화끈한 승부가 될 것이 분명하다. 현지 예상은 절대 2라운드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레스너는 "5라운드까지 갈 생각이 없다. 우리는 경기를 바로 끝내고 싶어하는 헤비급 파이터다"고 말했다. 오브레임 역시 "난 뒤를 대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초살승부를 장담했다.

과연 마지막에 웃게 될 괴물은 누가 될지 전세계 격투기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느 쪽이 승자가 되건 간에 UFC 역사상 가장 강력한 헤비급 도전자가 탄생할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