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韓 역데뷔' 선민, "외로움에 향수병 앓아"(인터뷰①)

by양승준 기자
2009.10.26 08:39:23

▲ 가수 선민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여자 보컬 가수 기근 속 희망의 물줄기가 솟았다. 3년 여의 일본 활동을 마치고 한국으로 역데뷔한 가수 선민(22)이 그 주인공.

선민의 가능성은 일본 음악계가 먼저 알아봤다. 일본 유명 음반사 빅터레코드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선민이 그룹 신화의 소속사인 굿이엠지에서 가수로 데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중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선민이 2006년 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일본에서 낸 싱글만해도 6장. 특히 선민은 일본 드라마 ‘롱베이케이션’ 작곡가로도 유명한 쿠보타 토시노부와 함께 듀엣을 하며 현지에서 얼굴을 알렸다. 두 사람의 듀엣곡인 선민 땡스 쿠보타’(SunMin thankX Kubota)'는 초난강 주연의 영화 ‘일본침몰’ O.S.T에 삽입돼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지난달 재즈의 감수성이 물씬 풍기는 싱글 ‘슈퍼우먼’으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선민. 오랜 타향살이 때문일까. ‘슈퍼우먼’ 속 선민의 목소리에는 쓸쓸함이 진하게 묻어있다. 차분한 피아노 선율에 웅숭깊은 선민의 목소리에는 가슴깊이 스며드는 차가운 울림이 느껴졌다.

“일본 생활에 대한 외로움이 심했어요.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도 컸구요. 처음에는 스트레스 해소구를 못 찾아 한국에 있는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통화를 하면서 풀려고 했지만 쉽지만은 않았죠. 그래서 향수병도 앓았죠. 살도 많이 빠지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낯설음 때문인지 피부명도 생기고…”

하지만 19살의 어린 나이 외로운 타향 살이는 그녀의 음악과 정신을 살찌웠다. 한국에서는 신인가수지만 일본에서의 음악 활동이 가수로서의 여유를 선물했다.



“보컬톤이 자연스럽게 깊어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사실 고등학교 때는 더 진하게 불렀거든요. 당시 작곡가분들 만나면 ‘인생 다 산 사람 같다’, ‘한 번 이혼한 여자 같다’ 등의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슬픔의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녹이는 법을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 가수 선민

가요계의 걸그룹 열풍에 대한 조급함도 없었다.

“걸그룹 열풍은 음악적인 하나의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제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현 가요계 환경을 생각하며 주저앉거나 조급함을 갖기 보다는 제가 가수로서 가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천천히 갖고 싶어요. 전 오래 노래하고 싶거든요.”(웃음)

좋아하는 가수로는 자우림의 김윤아를 꼽은 선민. “상처받은 누군가를 치유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며 “음악과 함께 아련한 추억을 함께 나누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게 그녀의 음악적 포부다.

‘슈퍼우먼’으로 라디오 위주의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선민. 그녀는 오는 11월 또 하나의 새로운 싱글을 발매하고 다시 음악팬들 앞에 설 계획이다.

“앞으로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음악 외에 ‘가수 선민에게 이런 색깔도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줄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생각이에요.”

화려함보다는 음악적 풍요를 고집하는 선민. 그녀가 어떤 음악적 결과물로 가요계 ‘슈퍼우먼’이 될 지 앞으로의 음악적 날갯짓을 지켜볼 일이다.
 
▲ 가수 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