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삼우 기자
2007.10.20 22:41:46
6강 PO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4-3 신승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포항이 준플레이오프에 선착했다.
포항은 20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경남과 연장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신승했다. 포항은 승부차기에서 5명의 키커 중 따바레즈만 실축했으나 경남은 까보레가 실축하고 다섯 번째 키커 김근철의 슛이 포항 GK 신화용의 손에 걸렸다.
이로써 포항은 오는 28일 울산 현대와 대전의 승자와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다투게 됐다.
양팀 모두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포항은 도움왕 따바레즈를 축으로 중원을 장악,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갔고, 경남은 득점왕 까보레를 선봉장으로 내세워 매섭게 포항을 몰아쳤다.
승부는 후반 불이 붙었다. 포항은 활발한 미드필드 플레이로 경남을 밀어붙여 2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따바레즈의 코너킥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슈벵크가 헤딩슛한 공을 경남 GK 이정래가 제대로 잡지 못하고 떨어뜨리자 골지역 정면에서 이광재가 돌아서면서 재치있게 경남 골문으로 차 넣었다. 이광재는 파리아스 포항 감독이 불과 1분전 조네스와 교체 투입한 조커.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 낸 것이었다.
이후는 반격을 펼친 경남의 페이스. 박항서 감독은 26분 김효일 대신 뽀뽀, 27분 박종우 대신 김성길, 그리고 32분 이용승 대신 공오균을 잇따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41분 마침내 동점골을 잡았다. 뽀뽀의 프리킥을 까보레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방아 찧듯 헤딩슛, 포항 골문을 열어 제쳤다. 까보레가 득점왕으로서 이름값을 해내는 순간이었다.
연장전에선 박항서 감독이 땅을 쳤다. 전반 14분 김성길이 상대 수비라인을 흐트러뜨린 뒤 날린 슛이 포항 골문으로 빨려드는 듯 했으나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와버렸다. 박 감독이 두고두고 아쉬워할 장면이었다.
‘골대를 맞히면 이기기 힘들다’는 축구 속설이 결국 승부차기에서 현실화했다. 출발은 경남이 좋았다. 포항의 첫 번째 키커 따바레즈의 슛을 교체로 들어간 GK 이광석이 정확하게 방향을 잡아 쳐낸 반면 경남은 정윤성이 깨끗하게 성공시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세 번째 키커로 나선 경남 돌풍의 주역 까보레가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었다. 잔뜩 노리고 찬 공이 골대를 외면하고 허공을 향했다. 이어 포항은 남은 키커들이 차분하게 골을 넣었으나 경남은 다섯 번째 키커 김근철의 슛마저 포항 GK 신화용에게 막혔다. 정규리그에서 맹위를 떨쳤던 ‘도민 구단’ 경남의 돌풍이 스러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