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 8년 만에 감격 승리...2라운드 TKO승

by이석무 기자
2024.07.21 10:02:20

8년 만에 감격의 승리를 거둔 최두호가 자신을 지도해준 정찬성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UFC
최두호가 8년 만에 UFC에서 승리를 거둔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UFC
최두호. 사진=U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33)가 8년 만에 감격스런 UFC 승리를 이뤘다.

최두호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파이트나이트 : 레모스 vs 잔디로바’ 메인카드 페더급(65.8kg 이하) 매치에서 빌 알지오(35·미국)를 2라운드 3분 38초 만에 펀치에 의한 TKO로 제압했다.

무려 8년 만에 이룬 승리였다. 최두호의 마지막 승리는 2016년 7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티아고 타바레스(브라질)를 1라운드 2분 42초 만에 펀치로 쓰러뜨렸다. 2014년 UFC 데뷔 후 3연속 1라운드 KO승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최두호에게 불운이 따랐다. 같은 해 12월 컵 스완슨(미국)과 UFC 역사에 남을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 판정패, 연승 행진이 끝났다. 이후 부상과 병역 문제등이 겹치면서 운동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제레미 스티븐스(미국), 찰스 주르댕(캐나다)에게 연패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3년이 넘는 긴 공백기를 깨고 작년 2월 옥타곤에 복귀한 최두호는 카일 넬슨(캐나다)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석연찮은 무승부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1월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복귀가 더 늦어졌다.

하지만 1년 5개월 만에 다시 옥타곤에 돌아온 최두호는 전성기 시절의 강력함을 다시 보여줬다. 경기 초반 위험한 순간을 넘기고 특유의 강력한 펀치로 상대를 쓰러뜨렸다. 통산 전적은 14승 4패가 됐다. 14승 중 12승이 KO/TKO 승리다.



1라운드 최두호는 키가 크고 리치가 긴 알지오를 상대로 타격 거리 안으로 파고들고자 했다. 반면 알지오는 최두호의 타격을 의식해 레슬링을 섞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최두호는 알지오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했지만 그라운드에서 길로틴으로 반격했다. 다시 돌아온 스탠딩에서 몸통을 잡은 뒤 뒤로 넘겨 테이크다운을 연결시키기도 했다.

최두호는 그라운드에서 길로틴 초크를 걸었지만 기술이 완벽하게 들어가진 못했다. 라운드 후반에는 알지오에게 강력한 백스핀 엘보를 허용하며 위기 맞기도했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최두호의 전매특허인 펀치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몇차례 주먹을 허용한 알지오는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심지어 눈가에 부상까지 입었다. 기세가 오른 최두호는 잇따라 펀치를 터뜨렸고 알지오는 뒤로 물러서기 바빴다.

계속 쫓아들어간 최두호는 강력한 레프트 훅을 얼굴에 적중시켰다. 알지오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최두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운딩을 퍼부었고 레퍼리는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켰다.

최두호는 경기 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울먹이며 소감을 밝혔다. 전설적인 UFC 챔피언 대니얼 코미어와 인터뷰에서 그는 “엄청 오랜만의 승리다. 그동안 스스로 의심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잘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으며 노력을 많이 했다. 이렇게 이기게 되니까 정말 많은 감정이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