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열 못 가려" 이제훈·김태리 이례적 공동대상…한석규·오정세 '무관' [스타in 포커스]

by최희재 기자
2023.12.30 08:50:00

김태리(왼쪽)과 이제훈(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배우 이제훈과 김태리가 ‘2023 SBS 연기대상’에서 공동대상을 차지했다. 각기 다른 작품으로 두 명의 수상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무관’에 그친 후보들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2023 SBS 연기대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방송인 신동엽, 배우 김유정이 사회를 맡았다.

‘법쩐’ 포스터(사진=SBS)
SBS는 올 한 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선균·문채원 주연의 ‘법쩐’이 2023년 스타트를 끊었고 11.4%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어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3’(이하 ‘김사부3’),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이하 ‘소옆국’)로 이어지는 시즌제 드라마가 연이어 성공했다. ‘악귀’라는 새로운 장르물도 선보였다.

때문에 SBS 연기대상 대상 후보 예측은 지난해처럼 올해도 치열했다. 대상 후보에는 ‘모범택시2’ 이제훈, ‘악귀’ 김태리, ‘김사부3’ 한석규, ‘소옆국’ 김래원이 대상 후보에 올랐다. ‘법쩐’은 주연을 맡았던 고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 여파로 수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언급이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법쩐’ 배우들과 제작진은 이날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4파전이 예상됐던 대상은 이례적으로 두 명에게 돌아갔다. 공동 수상을 하게 된 ‘모범택시2’ 이제훈과 ‘악귀’의 김태리는 무대 위에서 수상 소감 순서를 두고 가위바위보까지 하게 됐다.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는 시상자 한정환 스튜디오S 대표이사의 말은 이해가 된다. 이제훈과 김태리란 이름은 ‘믿고 보는 배우’로 통한다. ‘모범택시2’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 21.0%, 최고 시청률은 25.6%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방영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 수치다.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자 김태리의 첫 지상파 주연작으로 주목 받았던 ‘악귀’ 또한 오컬트 장르의 편견을 깨고 동시간대 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두 배우는 극의 주연으로서 드라마의 몰입도와 화제성을 견인했고, 대상을 받아 마땅했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모범택시2’ 포스터(왼쪽)와 ‘악귀’ 포스터(사진=SBS)
그러나 ‘다른 작품’으로 공동 수상하는 것은 SBS 연기대상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001년 ‘여인천하’의 전인화·고 강수연이, 2018년 ‘키스 먼저 할까요?’의 감우성·김선아가 같은 작품으로 공동 수상한 바 있다.

SBS는 이번 시상식에 새로운 시상 방식을 도입했다. 시즌제 드라마와 미니시리즈 부문으로 나눴다. 또 미니시리즈는 ‘장르/액션’과 ‘멜로/로코’로 나눴다. 상이 3가지로 나뉜 셈이다. 대상도 시즌제인 ‘모범택시2’와 미니시리즈 ‘악귀’로 나눠준 것일까.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낭만닥터 김사부3’,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악귀’, ‘트롤리’ 포스터(사진=SBS)
의아한 점은 또 있다. 유력한 대상 후보로 언급됐던 ‘김사부3’ 한석규와 ‘소옆국’ 김래원은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 했다. 물론 ‘김사부3’의 돌담즈가 올해의 팀상을 수상하긴 했지만 한석규 개인으로선 무관이다.

작품을 통해 열연을 보여준 ‘악귀’의 오정세, ‘트롤리’의 김현주도 트로피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참가상이 아니냐는 비판도 머쓱할 정도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던 ‘소옆국’은 공승연, 강기둥이 참석했지만 조연상으로 1관왕에 그쳤다.

‘2023 SBS 연기대상’은 이례적인 공동 대상은 물론, 납득하기 힘든 무관 행진까지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