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보다 개성 중요… 자신만의 色·세계관 구축하다 [데칼코마니 K팝·K양궁]③
by윤기백 기자
2021.08.30 05:20:00
변화하는 아이돌 트렌드
'완성된' 아이돌→'완성형' 아이돌로
"춤·노래 기본… 다양한 탤런트 필요"
스테이씨, '틴프레시' 앞세워 대세로
| ‘틴프레시’를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한 걸그룹 스테이씨(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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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요즘 아이돌 멤버들은 회사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앨범에 투영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4세대 대표 걸그룹’으로 떠오른 스테이씨를 발굴·기획한 김동민 하이업엔터테인먼트 신인개발팀 본부장은 현재 아이돌 제작의 트렌드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아이돌은 A부터 Z까지 회사의 기획 하에 진행됐다”며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짚었다.
K팝 아이돌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H.O.T·젝스키스·신화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아이돌의 경우 오랜 시간 트레이닝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을 대중에게 선보였다면, 그룹 방탄소년단 이후 데뷔한 3·4세대 아이돌은 활동을 거듭하면서 자신만의 색깔과 장르를 구축해 나가는 ‘완성형 아이돌’ 모델로 변모하고 있다.
아이돌이 갖춰야 할 자질도 달라졌다. 과거엔 비주얼, 스타성이 우선이었지만 현재는 춤과 보컬은 기본이고 뚜렷한 개성에 탁월한 인성까지 갖춰야 한다. 그중 음악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아티스트형 아이돌’이 주목받고 있다. 작곡·작사는 물론 편곡·프로듀싱까지 가능한 싱어송라이터 아이돌이 속속 등장, 직접 제작한 앨범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 ‘틴프레시’를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한 걸그룹 스테이씨(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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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기획사 신인개발팀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신인개발팀은 연습생 발탁부터 최종 데뷔조 선발까지 아이돌 제작 전반을 전담한다.
요즘은 각 기획사별 오디션이 활성화돼 있지만, 예전에는 ‘캐스팅 디렉터’라고 불리는 신인개발팀 담당자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데뷔 가능성이 있는 연습생을 직접 스카우트하곤 했다. 연습생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기획해 진행하고, 월말평가란 이름으로 틈틈이 실력을 점검하고 최종 데뷔조가 될 멤버를 선별하는 신인개발팀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가요계에서는 ‘신인개발팀의 안목과 감이 아이돌의 성패를 가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역할은 중요하다.
김 본부장은 “초창기 아이돌은 앨범과 곡의 콘셉트에 따라 변화했다면, 최근 데뷔하는 아이돌은 그룹 아이덴티티 자체가 그 그룹의 색깔과 특성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또 “요즘 대중은 춤, 노래는 기본이고 다양한 탤런트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스테이씨의 경우 여섯 멤버의 청량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매력을 ‘틴프레시’(TEEN FRESH)로 표현했고, 그룹의 아이덴티티로 삼아 독자적인 색깔 구축에 나섰다. 그 결과 스테이씨는 데뷔곡 ‘소 배드’(SO BAD)와 후속곡 ‘에이셉’(ASAP)으로 차별화된 색깔을 보여주며 각종 차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또 ‘스테이씨=틴프레시’라는 공식을 확고히 하며 ‘4세대 대표 걸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김 본부장은 스테이씨 여섯 멤버를 선발한 이유에 대해 “외모나 실력(보컬, 춤 등)도 좋았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멤버들의 포텐셜을 주목했다”며 “멤버들 하나하나 각자의 개성이 돋보여 이들이 한 팀이 됐을 때 어떤 에너지가 나올지 무척 궁금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요즘 아이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자질은 ‘인성’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하이업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걸그룹 기획에 들어갔을 때 첫 번째 기준은 인성이었다”며 “인성이 좋아야 몸도 마음도 건강한 ‘헬시’(healthy)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그룹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스테이씨라는 그룹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