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실력도 자신감도 올라간 男아이스하키, 평창서 사고칠까?

by이석무 기자
2018.02.07 05:00:33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백지선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사고 칠 준비를 모두 마쳤다.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자신감도 부쩍 올라간 모습이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5일 카자흐스탄과 2차 평가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3일 열린 1차 평가전에서 1-3으로 져 우려를 자아낸 것과 달리 불과 이틀 만에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차전에서 졌을 때도 백지선 감독의 얼굴에선 실망한 기색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는 경기 후 “단지 첫 경기였을 뿐이다. 선수들이 정말 오랜만에 실전 경기에 나섰다”며 “이런 평가전을 여러 번 해봐야 감각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백지선 감독의 말은 단지 선수를 위로하거나 아쉬움을 감추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그의 말처럼 한 차례 실전 경험을 쌓은 대표팀은 두 번째 평가전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무거웠던 몸놀림은 한결 가벼워졌고 삐걱댔던 조직력도 짜임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빠르고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모습은 가장 인상적이었다.

백지선 감독은 2차전을 마친 뒤 더욱 확신에 찬 모습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백지선 감독은 “첫 경기는 워밍업일 뿐이었다”며 “선수들이 실전과 가깝게 경기했는데 정확도가 올라갔다. 승리의 주역은 선수단 모두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술적인 면을 주목한다면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득점력이 좋아졌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파워플레이는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인 우세를 얻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파워플레이는 가장 득점 확률이 높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최근 17차례 파워플레이 기회에서 단 한 번도 득점을 하지 못했다. 페이스오프에서 퍽을 제대로 따내지 못하다 보니 공격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었다.

이날 경기는 달랐다.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뽑은 3골 가운데 2골이 파워플레이에서 나왔다. 고질병이 될 뻔했던 파워플레이 약점을 어느 정도 해결한 모습이었다.

무실점 수비를 펼친 것도 큰 수확이었다. 골리인 맷 달튼(안양 한라)가 든든하게 골문을 지킨 가운데 필드플레이어들도 적극적인 협력 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출전국 가운데 최약체인 한국이 올림픽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다. 골문을 틀어막고 최대한 실점을 줄인 뒤 몇 안되는 파워플레이 등 기회 때 빠른 역습으로 골을 노려야 한다. 지난 평가전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캐나다(세계랭킹 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싸운다. 모두 하나같이 버거운 팀들이다. 하지만 백지선 감독은 “점점 힘든 경기들을 치를 것이다. 우리도 강도를 높여서 맞서겠다”고 큰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