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같은 하루' 마흔살 송신영이 사는 법

by정철우 기자
2016.02.20 08:11:11

송신영. 사진=한화 이글스
[오키나와=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송신영은 지난 해 2차 드래프트로 한화행이 결정된 뒤 잠시 은퇴설이 돌았다. 은퇴가 어색하지 않은 나이 탓도 있었지만 한화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는데 부담을 가질 거란 예상도 헛소문에 한 몫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속했던 넥센은 한화와 완전한 대척점에 서 있는 팀이다. 타 팀에서 보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팀 훈련 시간이 짧은 팀이 넥센이다. 반면 한화는 잠 자는 시간만 빼곤 계속 훈련이나 마찬가지인 팀이다.

실제 강훈련을 겪어 본 송신영은 어떤 기분일까. 그는 예상 보다 훨씬 담담했다.

송신영은 넥센과 훈련량 차이를 묻는 질문에 “거기서 열흘에 할 걸 여기선 하루에 다 한다고 보면 된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다들 하는 거라 뭐 특별한 건 없다. 나도 사람들이 내가 못할거라고 수근거렸던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난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독한 마음으로 훈련하다 무리가 왔을 정도다. 힘들지만 기쁜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엔 강도 높은 훈련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송신영은 “솔직히 지난 해 넥센에서 뛰며 딴 내년(2016시즌)까지만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었다. 하지만 여기 와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눈 앞의 1년이 끝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좀 더 오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존중받는다는 기분이 그를 좀 더 욕심내게 만들었다고 했다. 송신영은 “감독님이 처음 보자 마자 나이를 물으시더니 “대단하다. 잘 버텼네. 알아서 잘 조절하라”고 하셨다. 내가 지금까지 해 온 것을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운동을 하다보니 좀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운도 따라줘야 한다. 그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남자 나이 마흔. 야구선수로는 환갑의 나이에 다시 출발선에 선 송신영. 열흘 같은 하루를 살고 있는 이 남자의 내일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