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피는 못 속여~

by조선일보 기자
2009.06.09 08:45:40

세계최고 벨몬트 경마대회 '의붓 형제' 경주마가 1·3위

[조선일보 제공] 배다른 형제라도 역시 피는 속일 수 없나 보다. 7일 미국 뉴욕주 벨몬트파크 경마장에서 열린 제141회 벨몬트 스테익스(Belmont Stakes) 2400m 경주에서 동갑내기 의붓형제마인 '섬머 버드(Summer Bird)'와 '마인 댓 버드(Mine that Bird)'가 나란히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두 말은 경주에 걸린 총상금 100만달러 중 70만달러(60만+10만)를 쓸어 담았다. 두 말은 2004년 벨몬트 스테익스 우승마인 '버드스톤(Birdstone)'의 자마(仔馬)로, 2006년 각각 다른 암말의 배에서 태어났다.

벨몬트 스테익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금을 자랑하는 3개 경마대회를 뜻하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의 마지막 대회다. 매년 5~6월 미국에서 2~3주 간격으로 열리는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프리크니스 스테익스(Preakness Stakes )·벨몬트 스테익스 3개 대회를 합쳐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부른다.



섬머 버드는 총 10마리가 참가한 경주에서 초·중반 중위권으로 달리다 막판 직선주로에서 역주하며 2분27초54로 결승선을 통과,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3위를 한 마인 댓 버드는 올해 트리플크라운 3개 대회 중 앞선 2개 대회에서 1위와 2위를 했던 말이다.

'가문의 명예'를 살린 두 말의 우승으로 '아버지' 버드스톤의 몸값도 치솟을 전망이다. 현역 경주마 때 좋은 성적을 거둔 말은 은퇴 후 종마(種馬)로 전업해 수입을 올리는데, 자마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 '종자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교배료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종마로 활동한 버드스톤이 현재 한 번 교배로 받는 금액은 1만달러(약 1250만원). 작년 트리플 크라운 중 2개 대회에서 우승했던 '빅 브라운(Big Brown)'은 1회 교배료로 6만5000달러(약 8200만원)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