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사기' 파이널③] 캐릭터 10人 10色...명대사 열전
by양승준 기자
2007.12.04 11:09:05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지금부터 니가 있는 곳이 내 궁이야”
‘태왕사신기’ 담덕이 우여곡절 끝에 궁을 떠난 수지니를 찾고, 수지니가 담덕에게 어서 빨리 궁으로 돌아가라고 하자 담덕이 수지니에게 건낸 말이다. 수지니에 대한 담덕의 애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 대사가 지금 시청자들의 여심(女心)을 녹이고 있다. 한 시청자는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종영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이 안에 너 있다' 이후 최고의 명대사"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드라마는 죽어서 명대사를 남기는 법. ‘모래시계’의 최민수 어록으로 유명한 “나 지금 떨고 있니?”는 드라마가 종영된 지 12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아로새겨져 있다.
5일 종영되는 ‘태왕사신기’ 또한 드라마 속 여러 명대사들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벅차게 했다. 드라마가 방영된 지난 석 달간 '태사기' 폐인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던 ‘태왕사신기’ 캐릭터 별 최고 명대사를 꼽아봤다.
“죽지 마라. 목숨을 버리고 싸우는 놈은 필요 없다. 어떻게든 살아서 끝까지 내 옆에 있어. 그것이 나, 너희들 왕의 명령이다”
백제 석현성을 기습하려던 담덕이 침입 전 군사들에게 당부한 말. 국가의 수장 ‘태왕’으로서 군사 한명 한명을 챙기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담덕. 13회 방송.
“임금님 등 뒤에서 좋은 냄새가 나요”
자신이 ‘흑주작’의 운명을 타고나 담덕의 앞길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받아들이고 궁을 떠나려는 수지니가 담덕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 담덕을 향한 수지니의 애뜻함이 오롯이 대사에 묻어있다. 19회 방송.
“겁을 내는 건 지혜가 있기 때문이구요. 지혜가 있는 자는 도끼가 아니라 덫을 놓아 범을 잡는 데요. 겁이 나지만 하는 것. 그러기 위해 지혜를 다하는 것. 그게 용기래요”
어린 태자 담덕이 살기 위해 약한 척, 바보인 척하며 지내고 영양 태왕을 향한 독설 시도에도 무기력하게 잠자코 있어야 하는 자신을 비관하자 어린 기하가 담덕을 보듬기 위해 해준 말. 담덕을 향한 기하의 마음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3회 방송.
| ▲ MBC '태왕사신기'의 윤태영, 박성웅, 이필립, 최민수(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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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부탁 같은 거 할 필요 없어요. 그냥 날 원한다고 말해요. 그럼 난 당신꺼니까”
연호개가 신물 백호를 찾기 위해 원정을 떠나고, 오매불망 합류를 기다리던 기하가 돌아왔을 때 한 말. 기하가 신물을 찾기 위해, 고구려 정복을 위해 호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자 기하의 모든 부탁을 사랑의 이름으로 들어 줄 수 있음을 고백. 15회 방송.
“얼마나 긴 세월을 죽지도 못하고 살았는지 아십니까? 그 세월이 너무 모질고 길어서 스스로 내 심장을 찌른 적도 있답니다”
자신의 운명이 다 화친회의 농간이라고 생각해 장로를 죽이기 위해 찾아 온 기하에게, 자신 또한 그런 운명의 피해자임을 고백하는 대사. 최민수는 ‘기아아아님’ 같은 독특한 ‘장로 화법’으로 시청자로부터 인기를 끌기도 했다. 19회 방송.
“너 임금님 여자 아니었니?”
수진이가 자신을 못찾았다고 전해달라고 부탁하자 처로가 한 말. 수지니를 좋아하면서도 이 말 밖에는 할 수 없는 처로의 가슴앓이로 대사 또한 시리다. 21회 방송.
“세상에 자신의 손가락 발가락에게 한 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는 자가 어딨습니까?”
영양태왕(독고영재)이 모든 다른 대신들이 나에게 대적한다 해도 절노부는 나의 편이 되어 달라고 하자 흑개가 한 말. 자신의 아들이 연가려의 집에 감금되어 있어 왕의 편을 들어준다면 아들의 목숨이 위태로울지도 모르나 신하는 왕의 손발이라는 그의 말에서 그의 우직한 충성심이 드러난다. 6회 방송.
“같이 사는 게 어렵지, 같이 죽는게 뭐 어렵나”
담덕이 전쟁에 나가며 주무치에게 ‘내가 죽게 되면 같이 죽어달라’고 하자 주무치가 담덕에게 한 말. 처음에는 절대 담덕을 왕으로 섬기지 않으며 돈을 위한 계약 관계임을 강조했지만, 점점 담덕을 왕으로 인정하고 따르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6회 방송.
“저는 전했습니다. 쥬신의 왕이 되시라고... 분명히 들으셨습니까? 그럼 되었습니다”
화천회의 습격으로 영양왕이 자살하고 궁이 화천회의 손아귀로 들어가자, ‘왕이 되라’는 태왕의 유언을 전하기 위해 죽음 직전의 몸을 이끌고 담덕에게 건낸 각단의 마지막 말이 결곡하다. 9회 방송.
“언제라도 내어드릴게요. 제 목숨 같은 건”
기하가 자신을 이용한 화천회에 복수의 칼을 품고 화천회 본거지로 와 사량에게 왜 넌 도망가지 않았냐고 묻자, 사량이 기하에게 한 말. 대장로의 수족으로 일하면서도 기하를 향한 마음이 드러나는 대사다. 후에 사량은 기하의 아이를 죽이라는 대장로의 명을 거역하고, 아이를 기하 동생인 수지니에게 넘긴다. 20회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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