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공격하고 반칙패 당하는 이상한 유도...그래도 허미미는 의연했다[파리올림픽]
by이석무 기자
2024.07.30 05:30:36
|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허미미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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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공격을 더 많이 하고도 반칙패를 당하는 이상한 판정에 한국 여자 유도 간판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고개를 떨궈야 했다.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급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세계 1위)와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지도 3개를 받고 반칙패했다.
허미미는 경기 내내 안다리,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데구치를 몰아붙였다. 반면 데구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격 빈도가 계속 줄었다. 연장전에선 허미미의 공격을 방어하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심판은 두 선수 모두 지도 2개씩 받은 상황에서 위장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허미미에게 세 번째 지도를 내려 경기를 끝냈다. 결과적으로 심판이 금메달 주인공을 결정한 셈이 됐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도 심판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허미미는 경기가 끝난 뒤 잠시 동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미정 대표팀 감독은 반칙패 판정이 나오자 강하게 반발했지만 이미 결과가 나온 뒤였다.
이긴 데구치 조차 얼떨떨해하면서 매트를 내려올 정도였다.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코치의 축하를 받은 뒤 그제서야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데구치는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지도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판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래도 허미미는 의연했다.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며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어 “아쉽긴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결승전에까지 나가서 정말 행복했다”며 “메달을 딴 것도 너무 행복하다”고 밝힌 뒤 활짝 웃었다.
아울러 “(4년 뒤엔) 나이를 먹었을 테니까 체력이 더 좋을 것 같다”면서 “다음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꼭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허미미는 일본어로 “이렇게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한국을 대표해 경기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을 선택한 덕분에) 내가 굉장히 존경하는 많은 선수와 같이 겨룰 수 있었다.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