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 다시 배우 되고 싶다" 故 김영애, 마지막까지 연기투혼

by박미애 기자
2017.04.10 06:00:00

김영애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배우 김영애는 마지막까지 연기 혼을 불태웠다.

김영애는 췌장암 재발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촬영을 강행했다. 지난 2월 54부작으로 막을 내린 KBS2 주말 연속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당초 50부작으로 기획됐던 작품이다. 그녀는 양복점을 운영하는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최곡지 역으로 50회까지 등장했다. 투병 중인 상황에서도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킨 셈이다.

김영애의 연기 열정은 생의 끄트머리에서 더 치열했다.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촬영 중 췌장암 진단에 수술을 받은 후 영화 ‘변호인’을 시작으로 ‘카트’ ‘허삼관’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판도라’ ‘메디컬 탑팀’ ‘킬미, 힐미’ ‘닥터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판도라’는 재난 현장을 그린 영화여서 촬영이 특히나 험했다. 후배 배우들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야말로 투혼을 발휘한 김영애의 모습을 떠올리며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영애는 과거 한 시상식에서 연기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2015년 제8회 코리아드라마어워즈에서 공로상을 받은 후 “저는 배우인 게 정말 좋다. 가능하다면 다음 생에 태어나도 다시 배우가 되고 싶다. 살면서 진흙탕에 빠지기도 하고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일으켜 준 것이 연기였다”고 얘기했다.

김영애는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향년 6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