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파괴' 하이니 "'클러치백'에 진짜 내 명함 들고 나왔다"
by김은구 기자
2014.11.30 08: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이제 진짜 제 명함을 들고 나온 기분이에요.”
가수 하이니의 설명이다. 하이니는 지난 10월23일 첫 정규앨범 ‘클러치백’을 발매했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끈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OST ‘가질 수 없는 너’로 주목을 받은 이후 1년여 만이다. ‘가질 수 없는 너’를 비롯해 하이니는 기존 싱글을 3번 발표했는데 모두 발라드였다. 이번 ‘클러치백’은 일렉트로닉을 활용한 다양한 색깔의 음악들로 채웠다. 앨범명과 같은 타이틀곡 ‘클러치백’은 에시드팝 장르다. 재즈에 일렉트로닉이 가미된 장르로 클래지콰이, 롤러코스터, 팝그룹 자미로콰이 등이 많이 선보인 장르다.
하이니는 “잘 할 수 있는 장르가 여러 가지인데 발라드를 부를 기회가 먼저 왔고 이후 자연스럽게 발라드 곡들을 부르게 됐다. ‘가질 수 없는 너’는 노래가 너무 좋아서 다시 한번 발라드를 불렀다”며 “그동안 장르가 한정돼 있는 듯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이니는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는 목소리가 낮은 톤이다. 노래를 할 때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곡에 따라서는 낮은 톤으로도 소화가 가능하다. 예쁘기만 한 목소리라고 할 수 없는 데 그게 하이니의 장점이다. 하이니는 “‘클러치백’도 내가 잘 하는 장르의 하나”라며 “생각지 못했던 장르를 시도해봤는데 모나지 않게 소화해 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이어 “내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장르는 아직 찾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클러치백’은 특히 양동근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하이니는 “힙합도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였고 양동근 선배를 특히 좋아했다”며 “피처링을 해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솔직히 기대는 안했는데 음악을 들어보더니 흔쾌히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양동근 입장에서는 그 만큼 음악이 마음에 들었다는 증거일 게다.
이번 앨범 발매로 하이니는 기존 활동에서 아쉬웠던 점을 또 하나 털어냈다. 공연을 위한 충분한 레퍼토리를 확보한 것이다. 이미 하이니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엠펍에서 이번 앨범 수록곡을 위주로 1시간여 동안 공연을 했다.
하이니는 “2012년 데뷔했지만 그 동안 내 노래가 별로 없어 공연을 해도 커버곡이 많았다”며 “이제는 내 노래로만 1시간은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지금은 공연을 즐기지만 처음에는 그렇지 못했다. 울렁증이 심했다. 주위 친구들은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하이니는 대학을 포기하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기획사 오디션에 응시했을 때도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해 떨어지기 일쑤였다. 가수 데뷔를 하게 된 것은 오디션이 아니라 2012년 9월 tvN 드라마 ‘제3병동’ OST 가이드 녹음(가수들에게 보내기 위한 노래 견본 녹음)을 하러 갔다가 제작사에서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며 아예 하이니를 당시 노래의 가창자로 낙점한 덕분이었다. OST 가수를 선발하는 오디션이었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을 일이다.
하이니는 “떨릴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게 답인데 생각을 비우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예전보다 울렁증이 확실히 덜하다. 객석을 볼 수 있을 정도는 된다”며 웃었다.
“아직 저를 ‘가질 수 없는 너’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노래도 할 줄 안다는 걸 이번 앨범을 통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경력을 쌓아가다 보면 다른 가수들도 피처링이 필요할 때 저를 불러주겠죠? 가수들에게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