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 김하늘 `판타스틱 로코 백서`(인터뷰)
by양승준 기자
2012.08.17 09:28:20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국민 미남’ 장동건의 짝사랑을 받은 여인이 있다. “나한테 올 때 이거(구두)신고 와요. 날 좋은 날 예쁘게.” 그러다 화사한 벚꽃 나무 아래서 ‘꽃다운 그’와 키스도 나눴다. 장동건에게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멋진 프러포즈를 받기도 했다. 배우 김하늘(34)은 장동건(40)과 SBS ‘신사의 품격’(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에서 달콤한 로맨스를 그렸다. 장동건의 아내 고소영이 방송에서 “나도 백허그는 못해봤는데”라며 장난스럽게 시샘을 했을 정도. “찍는 내내 사랑받는 것 같아 기분 좋게 찍었어요. 드라마 촬영 2회 만에 키스신을 찍었는데 문득 ‘장동건이 날 좋아하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해지기 전까지는 스타로 느껴졌거든요.” 김하늘은 ‘신사의 품격’을 뜨겁게 추억했다. “정말 프러포즈는 드라마처럼 멋지게 받고 싶어요.”
▲: 동건 오빠와 커플 연기를 하면서 ‘과연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란 고민은 했다. 동건 오빠가 12년 만에 드라마 찍는 거라 더 궁금하기도 했고.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편해졌다. 큰 부담은 없었다. ‘신사의 품격’ 속에서 동건 오빠가 코믹하게 풀어지는 장면이 있잖나. 사악한 미소도 짓고. 상상했던 오빠의 이미지와 다른 낯선 모습이라 정말 웃기더라. 사실 애정신은 촬영 전 겁먹기도 했다. 김 작가님이 제작발표회 때 “정말 야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엄청나게 얘기했잖나. 그런데 돌아보면 대사나 상황적으로 많이 표현된 것 같다. 극 중 고등학생 아들이 생긴 도진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나도 고민을 많이 했다. 실제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윤)세와와 동갑이라 ‘너라만 할 수(다시 만날 수)있겠어?’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극 중 도진이 아들이 생겼을 때 이수한테 한 대처 방법은 서툴었다고 본다. 정리하더라도 순차적으로 해야지 일방적인 통보였잖나. 그래서 대본 나오자마자 동건 오빠한테 ‘어떻게 오빠 이럴 수가 있어요’라며 막 따졌다. 그랬더니 오빠가 ‘왜 나한테 그래, 나 아직 대본도 못 봤단 말야’라고 당황해하더라.(웃음)
▲: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 장동건 네 오빠들이 내 기(氣)를 많이 살려줬다. “야. 진짜 잘 찍었더라” 식으로 칭찬해주면서. 예쁨 받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랄까. 전작들에서 주로 또래나 나보나 어린 배우들과 촬영하다 보니 그런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극 중 네 남자 중 이상형은 임태산(김수로 분)에 가깝다. 계산 안 하고 열정적이잖나. 일직선이랄까. 마음 가는 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 좋다. 연애하는데 ‘밀당’하는 게 싫다. 남자가 임태산처럼 적극적으로 달려와줬으면 좋겠다. 나이 먹을수록 소심해져서 그런 거 같다. 아, 난 바람기 있는 스타일은 딱 질색이다.(웃음)
▲: 극중 이수는 순수한 친구다. 그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 드라마에서 도진에게 속옷 사이즈도 들키고 어찌 보면 서툰 친구잖나. 그런 것들을 귀엽게 표현하고 싶었다. 이수와 다른 점도 있다. 이수는 눈물이 많다. 적극적으로 다가왔던 도진이 돌아섰을 때 자신이 도진을 마음에 둔 걸 알았을 때 울었고, 오빠들이 유산 문제로 협박하러 왔을 때 화장실에서 혼자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실제 난 잘 안 우는 편이다. 아마 연기자가 되고 나서부터 바뀐 거 같다. 초반에는 많이 울고 그랬는데 배우로 살아가며 나약해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생겼다. 그래서 남들 보는 앞에서 안 울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남자와 헤어지고 나서 펑펑 우는 서이수가 감정적으로 이해가 안 되더라. 그래서 이수가 드라마 속에서 우는 상황이 있는데 그게 맞는 건지 감독님과 대화를 자주 나눴다.
▲: ‘동갑내기 과외하기’ ‘7급 공무원’ ‘너는 펫’ ‘온 에어’ 등 여러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했다. 그래서 자신 있기도 하지만 할 때마다 어렵다. 로맨틱 코미디는 감정의 선이 없다. 어디까지 웃길 수 있고 망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랄까. 특히 드라마는 극 시작할 때 완결된 스토리를 모르기 때문에 그 감정 표현 기준을 잡기가 어렵다. 상황에만 충실하다 보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과장돼 보일 수도 있다. 연기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항상 감독님께 내 연기톤 모니터링을 부탁했다.
▲: ‘온 에어’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두 작품 다 좋았다. 김 작가님은 드라마처럼 정말 순수한 면이 있다. 아이같다랄까. 반면 신 감독님은 카리스마형이다. 배우를 긴장시키는 감독이랄까. 그래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