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9.03.05 08:07:12
[조선일보 제공] 5일부터 시작되는 '야구월드컵'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공중파 중계가 결국 무산됐다. WBC 중계권을 갖고 있는 IB스포츠 김정환 부사장은 4일 "우리가 제시한 수정안(250만달러)에 대해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를 대표하는 KBS가 최종 거부 공문을 보내왔다. 종전 제시액(결승 포함 130만달러)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아 더 이상의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대회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엠군'에서 유료(경기당 3300원)로 시청하거나, 케이블 채널 Xports에서 경기 개시 3시간 뒤부터 '지연 중계'로 볼 수밖에 없게 됐다.
김 부사장은 "250만달러는 지난 대회 중계료에서 동결된 것이다. 일본은 지난 대회 중계료(약 500만달러)의 두 배에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이상 양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상파 중계가 무산됐지만 위성 TV 등 다른 방법으로 생중계가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 경기 직전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계에서는 이번 WBC 지상파 중계 무산이 방송국과 공급업자의 주도권 싸움으로 빚어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1월 이번 WBC 중계권 협상 창구를 KBS로 단일화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현 방송법상 보편적 시청권의 대상으로 규정한 스포츠 행사는 월드컵 축구와 올림픽뿐이기 때문에 WBC 중계권 협상을 중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방통위측은 향후 보편적 시청권의 대상을 확대해 2013년 제3회 WBC 대회 때에는 중계권 협상을 중재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