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삼성생명 훨훨 날았다

by경향닷컴 기자
2008.11.12 08:00:34

ㆍ이호근 감독 부상투혼

[경향닷컴 제공] 올시즌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삼성생명을 강호로 꼽는 전문가는 없었다.

핵심 전력이었던 변연하의 이적에다 신임 이호근 감독(43)이 지휘봉을 잡아 여러모로 과도기를 거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한 예상이었다. 전통 명문팀, 지난 시즌 준우승팀이지만 오히려 약체로 분류하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정규리그 8라운드 가운데 2라운드를 마친 현재, 삼성생명은 금호생명과 함께 7승4패로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아직 2라운드밖에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다. 4라운드는 지나봐야 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른 팀들과 승차가 큰 것도 아니고, 불안한 마음은 아직도 마찬가지다”라고도 했다.

이 감독은 “처음 팀을 맡았을 때 변연하가 나가고 서른 살이 넘은 노장선수가 많아 팀을 ‘리빌딩’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어린 선수들을 키우자고 구단에서도 입을 모았다.

이 감독은 “대학에서 실력을 더 쌓고 프로에 오는 남자선수들과,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입단하는 여자선수들이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생명의 예상 밖 선전은 역설적으로 변연하의 공백에 따른 효과라고 볼 수도 있다. 변연하의 그늘에 가려 있던 선수들이 출장시간이 늘어나자 팀에 활력소가 된 것이다.

이 감독은 1라운드 기량발전상을 받은 홍보람을 비롯해 김세롱, 이선화, 이유진의 성장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생겼다”며 “실력대로 기용하다보니 선수들이 자체훈련을 하는 모습도 이제 눈에 띈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성장은 박정은, 이미선, 이종애 등 고참선수들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이종애는 부천 신세계전 도중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탈골되는 부상에도 끝까지 경기를 마쳤다. 이 감독은 “사실 우리팀에 고참과 어린 선수들 사이에 중간 선수들이 없어 걱정했는데, 고참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어 어린 선수들도 잘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감독도 현재 ‘부상투혼’을 발휘 중이다. 2주 전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아 오랜 시간 서 있으면 통증이 있다.

그는 “계속 움직이니까 무릎이 안 좋은 것 같다”면서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 빨리 낫도록 하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