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이 서울에’ 넥슨 아이콘 매치, 경기력·재미·감동·추억 모두 잡았다
by허윤수 기자
2024.10.21 07:35:30
2024 넥슨 아이콘 매치, 성황리에 마무리
현역 못지않은 투지와 기술에 재미·감동까지 안겨
| 승리한 실드 유나이티드가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넥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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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스피어와 실드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넥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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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디에 드로그바가 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넥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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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세계 축구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이 대한민국 서울의 가을밤을 수놓았다.
넥슨은 19~20일 이틀에 걸쳐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 콘셉트는 공격수와 수비수의 창과 방패 대결로 펼쳐졌다. 경기는 실드 유나이티드의 4-1 대승으로 끝났으나 승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양 팀 라인업부터 두 눈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화려함이었다. 공격수로 구성된 FC스피어에는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카, 히바우두(이상 브라질),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안드리 셰우첸코(우크라이나), 마이클 오언(잉글랜드)이 이끌었다.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불가리아), 에덴 아자르, 마루앙 펠라이니(이상 벨기에)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이탈리아), 카를로스 테베스(아르헨티나),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도 힘을 보탰다.
여기에 한국 선수로는 안정환, 이천수, 김병지, 김용대가 합류했다. FC스피어의 지휘봉은 티에리 앙리(프랑스)가 잡았고 박지성이 코치로 함께 했다.
|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넥슨 아이콘 매치에서 FC스피어 티에리 앙리가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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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넥슨 아이콘 매치. FC스피어 박지성이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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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는 실드유나이티드는 수비수를 주축으로 꾸려졌다. 리오 퍼디난드(잉글랜드), 네마냐 비디치(세르비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아르헨티나), 야야 투레(코트디부아르), 안드레아 피를로, 레오나르도 보누치(이상 이탈리아), 클라렌서 세이도르프(네덜란드), 카를레스 푸욜(스페인), 히카르두 카르발류(포르투갈), 욘 아르네 리세(노르웨이), 에드윈 판데르 사르(네덜란드)가 뛰었다.
여기에 K리그 전설 아디(브라질)와 김남일과 박주호, 임민혁이 합류했다. 지휘봉은 마지막 수비수 발롱도르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가 잡았고 이영표가 코치가 힘을 보탰다.
경기 전날 박정무 그룹장은 아이콘 매치의 치열함을 예고했다. 박 그룹장은 선수 섭외에 있어 명성 못지않게 몸 상태도 중요했다며 “얼마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가도 판단했고 그런 부분에서 성사되지 않은 선수도 있었다”라고 기준을 밝혔다.
|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넥슨 아이콘 매치에서 클라렌스 세이도르프가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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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양 팀 선수들은 소문난 잔치에 볼 것 없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 FC스피어의 앙리와 카카, 테베스 등은 여전히 예리한 돌파 능력을 뽐냈다. 이에 질세라 실드 유나이티드의 세이도르프, 마스체라노는 현역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피를로는 중원에서 경기를 운영하며 노룩 패스까지 선보였고 푸욜을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남다른 승리욕을 보였다.
그렇다고 진지함만 있는 건 아니었다. 앙리는 경기 시작과 함께 가벼운 리프팅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FC 스피어의 수문장 김병지는 관중들의 드리블 요구에 적절한 쇼맨십을 보이며 웃음 짓게 했다. 이천수 역시 특유의 제스처와 속임 동작으로 씬스틸러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감동도 있었다. 현역 때부터 좋지 못한 무릎 상태로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던 박지성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박지성은 후반 40분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과 함성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투입 직후 곧장 페널티킥에 성공하며 FC스피어의 유일한 득점을 뽑아냈다. 6만 4210명의 관중은 약속이나 한 듯 박지성의 응원가였던 ‘위숭빠레’를 부르며 레전드들과 함께 했던 과거와 현재를 추억했다.
| 이날 경기에는 6만 421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사진=넥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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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이 득점 후 안드리 셰우첸코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넥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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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선수들의 팬 서비스도 남달랐다. 입국 때부터 팬들과 사인 촬영, 사인 등을 했던 선수들은 현장에서도 관중을 먼저 생각했다. 특히 푸욜은 자신이 입었던 유니폼을 팬에게 직접 선물하기도 했다.
푸욜의 유니폼을 받은 팬은 “중학생 때부터 푸욜을 동경해 ‘푸욜 그림’이라는 작가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한국에서 직접 경기를 보는 것도 믿기지 않는데 유니폼 선물까지 받아 꿈만 같다”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진심이 담긴 경기와 팬 서비스는 경기장을 찾은 팬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함께 한 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깊어지는 가을밤의 축제는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