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성별 논란' 칼리프, 여자 복싱서 결국 금메달 획득[파리올림픽]

by이석무 기자
2024.08.10 06:53:10

알제리 출신 복서 이마네 칼리프가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뒤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남성 염색체를 가졌음에도 2024 파리올림픽 여성 복싱 경기에 출전해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알제리 출신 복서 이마네 칼리프(25)가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칼리프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결승에서 양류(중국)에 5-0(30-27 30-27 30-27 30-27 30-27)으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린위팅(대만)과 함께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을 받은 주인공이다. 당시 IBA는 실격 이유로 이들 이 여성을 의미하는 ‘XX 염색체 대신 남성의 ‘XY 염색체’를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권의 성별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여부를 정한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을 ‘분명한 여성’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IOC는 편파 판정과 심판 매수, 뇌물 등을 이유로 IBA를 지난 2020 도쿄대회부터 올림픽에서 퇴출했다. 대신 이번 대회 복싱은 파리 복싱 유닛(PBU)이라는 별도 기구를 만들어 IOC가 직접 운영했다.



칼리프는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내용을 보여줬다.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를 상대로 1라운드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낸데 이어 8강전과 4강전 모두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얻었다. 이날 결승전 역시 칼리프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칼리프는 양류를 경기 내내 거세게 몰아붙였고 심판 5명은 모두 칼리프의 손을 들어줬다.

칼리프는 성별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것과 별개로 알제리에선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날 롤랑가로스 경기장을 채운 알제리 팬들은 칼리프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반면 상대 선수인 양류에게는 엄청난 야유를 퍼부으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오는 11일에는 또 다른 ‘성별 논란’ 선수인 린위팅이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율리아 세레메타(폴란드)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