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리치,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크로아티아, 카타르WC 3위

by이석무 기자
2022.12.18 02:35:58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최종 3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크로아티아의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2022 카타르월드컵 3위 시상식을 마친 뒤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 PHOTO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 선수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카타르월드컵에서 ‘라스트 댄스’를 꿈꿨던 최고 미드픽더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가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비록 원했던 우승은 아니지만 3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크로아티아는 1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모로코를 2-1로 눌렀다.

전반 42분에 터진 ‘전 K리거’ 미슬라브 오르시치(디나모 자그레브)의 결승골이 크로아티아를 승리로 이끌었다.

4년 전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준우승한 크로아티아는 이로써 두 대회 연속으로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처음 출전해 동메달을 차지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포함하면 이번에 세 번째 월드컵 입상이다.

2018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는 4년 전 러시아월드컵 결승저에서 패한 뒤 최우수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든볼을 받고도 웃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3위를 차지한 뒤 환하게 웃으며 기뻐해 대조를 이뤘다.

반면 아프리카 및 아랍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룬 모로코는 4위에 만족해야 했다. 4강전 이후 겨우 사흘 만에 경기에 나선 모로코로선 크로아티아보다 하루를 덜 쉰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3·4위 전을 통해 두 팀의 월드컵 상금도 확정됐다. 3위 크로아티아는 FIFA로부터 2700만달러(약 354억원)를 받고 4위 모로코는 2500만달러(약 328억원)를 챙기게 됐다.

크로아티아와 모로코는 같은 F조에 속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붙어 0-0으로 비겼던 두 팀은 이번 대회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인연을 맺었다.

경기는 크로아티아가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했다. 모로코는 지친 기색이 역력함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불을 놓았다. 경기 시작 10분도 안 돼 한 골씩을 주고받는 불꽃튀는 접전이 펼쳐졌다.



선제골은 크로아티아가 터뜨렸다.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반 페리시치(토트넘)의 헤더 패스를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로 연결했다.

그러자 모로코는 2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9분 하킴 지예흐(첼시)가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크로아티아 수비수 로브로 마예르(렌)가 머리로 걷어낸다는 것이 멀리 가지 않고 골대 앞으로 높이 떴다. 이를 모로코의 아슈라프 다리(브레스트)가 머리에 정확히 맞혀 크로아티아 골망을 흔들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팽팽하던 균형을 깬 주인공은 과거 ‘오르샤’라는 이름으로 K리그 무대를 누벼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친숙한 오르시치였다.

과거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에서 활약했던 오르시치는 전반 4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문을 활짝 열었다. 앞서 이번 대회 도움 2개를 기록했던 오르시치의 첫 골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신들린 방어를 뽐냈던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굴절돼 들어갔다.

전반전을 1-2로 뒤진 채 마친 모로코는 후반전 들어 대반격을 펼쳤다. 몇차례 좋은 찬스를 맞기는 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 설상가상으로 수비수들이 잇따라 부상을 당하면서 미드필더 자원인 소피안 암라바트(피오렌티나)까지 수비수로 내리는 악재가 겹쳤다.

크로아티아는 모로코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필드의 사령관’ 모드리치가 수비까지 내려와 공수 밸런스를 맞췄다.

모로코는 공격수를 5명까지 늘리며 만회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수비진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결국 3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