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찾은 BTS "아시아계 증오범죄 근절돼야"
by윤기백 기자
2022.06.01 08:18:42
31일 백악관서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
아시아계 증오 범죄·차별 메시지 전달
"다름 인정하는 것부터 평등은 시작돼"
생중계 시청자 30만명↑… 뜨거운 관심
| 그룹 방탄소년단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아계 증오 범죄 및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냈다.(사진=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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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나와 다른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슈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아계 증오 범죄 및 차별에 대한 이같은 메시지를 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에 앞서 백악관 기자실을 찾아 아시아계 증오 범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일곱 멤버 모두 검은색 넥타이에 정장을 입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의 안내로 기자실에 들어왔다. RM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한국어로 연설했다.
먼저 리더 RM은 “백악관에 초청받아 반아시아계 증오 범죄, 아시아계 포용,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운을 뗐다.
진은 “오늘은 ‘AANHPI Heritage Month’(아시아계 미국인 및 하와이/태평양 도서 원주민 유산의 달)의 마지막 날”이라며 “우리는 ‘AANHPI’ 커뮤니티와 뜻을 함께하고 기념하기 위해 오늘 백악관에 왔다”고 말했다.
제이홉은 “오늘 저희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저희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다양한 국적·언어·문화를 가진 저희의 팬 아미(팬클럽명)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에 굉장히 놀랐고 마음이 안 좋았다”며 “이런 일이 근절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했다.
정국은 “한국인의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다는 게 아직까지 신기하다”며 “이 모든 걸 연결시켜 주는 음악이란 건 참으로 훌륭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아계 혐오범죄 및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냈다.(사진=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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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 있는 존재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길 위한 또 한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M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우리가 아티스트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준 백악관과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계 미국인 및 하와이/태평양 도서 원주민 유산의 달’을 맞아 초청을 받은 방탄소년단은 바이든 대통령과 포용 및 다양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최근 미국 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시아계 대상 무차별 증오 범죄 및 차별에 대해 논의한다”며 “더불어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에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젊은 앰배서더로서의 역할과 문화·예술 전반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백악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연설을 감상한 시청자 수는 무려 30만명을 넘어섰다. 백악관 밖에서도 수백,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등 방탄소년단을 향한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증명했다.
팝 아티스트가 백악관을 방문해 메시지를 낸 것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방탄소년단이 두 번째다. 아시아계 아티스트 중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최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7월 미국 팝가수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초청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독려 관련 도움을 구한 바 있다.
| 그룹 방탄소년단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아계 증오 범죄 및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언론 매체가 참석해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였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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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가 된 BTS… “아시아계 차별 반대”
아시아계 증오 범죄는 최근 미국 내에서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 증오 범죄 및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미국 내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방탄소년단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증오 범죄를 포함해 인종 차별에 반대 목소리를 꾸준히 냈다. 특히 지난해 3월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며 ‘#StopAsianHate’(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를 멈춰라), ‘#StopAAPIHate’(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아시아인 차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영향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를 향해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도 끊임없이 전파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지난해 제76차 유엔총회(뉴욕)에 참석해 미래세대를 위한 연설자로 나섰고,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문화 사절’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또 방탄소년단은 유니세프와 함께하는 ‘러브 유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비롯해 ‘BLM’(Black Lives Matter) 캠페인 참여, ‘StopAsianHate’ 지지 메시지 등에도 동참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