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보영 기자
2020.03.25 06:41:37
'킹덤' 시즌 2, 시즌 1에 이은 'K 좀비' 열풍
"시즌 2, 온갖 '피'에 관한 이야기…시즌 3는 '한'"
"시즌 3 성사되면 전지현 중심축…북방 소재 다룰 것"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피로 뒤덮인 조선에 들끓은 생사역과 맞선 이들의 사투가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 190여개국 팬들을 다시 한 번 매료시켰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 2가 시즌 1보다 큰 호평을 이끌며 인기몰이 중이다. 좀비물의 고향인 서양에서 ‘K-좀비’란 수식어까지 등장시킨 이 작품은 시즌 1에서 굶주림을 키워드로 배고픔에 내몰린 백성과 역병의 실체, 권력자들의 탐욕을 그렸다면 시즌 2에서는 이에 나아가 피를 둘러싼 이들의 걷잡을 수 없는 욕망과 사투를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를 통해 ‘킹덤2’를 통해 전하려 한 메시지와 시즌 3의 방향성, 열띤 반응을 접한 소감들을 털어놨다.
먼저 김은희 작가는 ‘K-좀비’란 수식어를 얻게 된 것에 대해 “그런 반응들이 실감되지 않는다. 딴 사람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좀비란 뜻으로 받아들여져 기분이 좋다. 역병으로 인해 슬픔이 묻어난 좀비를 생각했는데 이를 외국에서 어찌 받아들일지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총도 없고 자동차도 없는 좀비인데 그 부분을 오히려 색다르다 느끼고 그런 수식어를 붙여준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시즌 2가 시즌 1과 달라진 점 중 하나는 김성훈 감독에 이어 박인제 감독까지 의기투합해 새로운 그림들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김은희 작가는 박인제 감독의 합류로 “시즌 1이 정적이었다면 시즌 2에서 더 활기차졌다. 역동성이 생겼달까”라며 “김성훈 감독의 연출이 섬세하다면 박인제 감독의 연출은 화려하다. 김성훈 감독의 실제 내성적인 성향과 박인제 감독의 외향적 성향인데 조화를 이룬 것이다. 박인제 감독 덕분에 화려한 액션이 가미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 글이 잔인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정작 전 잔인한 걸 잘 못 봐요. 이번 편집본을 보고도 눈을 질끈 감았죠. 다 연출력 덕분이에요. 감독님이 좀비 팬을 위해 신경써서 연출하셨더라고요.”
‘킹덤2’는 ‘생사역’으로 표현되는 좀비를 통해 피와 조선 왕조를 잇는 혈통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김은희 작가는 주인공인 왕세자 이창(주지훈 분)을 내세우고 그의 변화를 통해 피의 사투를 통한 권력의 본질, 과연 ‘혈통’이 좋은 왕을 만들까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김은희 작가는 “시즌 2는 ‘피’의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 이 ‘피’는 역병으로 인한 죽음과 배고픔이 불러온 피의 전쟁, 핏줄과 혈통에 대한 욕망이 만들어낸 모든 ‘피’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가장 계급화된 사회였던 조선이 계급을 가리지 않은 ‘역병’이란 재난을 맞닥뜨렸을 때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며 환란을 이겨내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타고난 피(혈통)가 전부는 아닌 세상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 시대와 상황에 가장 적절한 사람이 왕이 돼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어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즌 3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도 어느 정도 완성돼 있었다. 김은희 작가는 “시즌 1이 배고픔을 이야기하고 시즌 2가 그에 대한 탐욕을 그렸다면 시즌 3는 그 근원을 찾아가는 ‘한’(恨)에 관한 이야기”라며 “새로운 빌런과 함께 기존 인물의 관계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각 인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이런 변화가 찾아오겠구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서비(배두나 분)는 창 자체를 따랐다기보다는 옳은 길을 가는 창의 목적성을 따랐던 건데 그게 달라진다면 서로 다른 길을 갈 수도 있지 않겠냐”고도 귀띔했다.
시즌 2의 엔딩을 장식한 신스틸러인 전지현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마지막 에피소드에 활을 든 헌터로 잠깐 등장했지만 그 존재감은 대단해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할 정도였다. 전지현은 ‘킹덤2’의 인연으로 그의 신작 드라마 ‘지리산’에도 출연을 확정했다.
김은희 작가는 “원래부터 북방, 개마고원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생사초’란 찬 성질을 가진 식물을 구체화시키다 보니 ‘북방이 원산지라면 어떨까’를 자연스레 구상했다. 그러다 ‘한’이 많은 민족 여진족을 자연스레 떠올렸다”며 “전지현씨에게는 도시적 이미지도 있지만 여전사 이미지도 있어서 참 좋았다. 몸을 잘 쓰는 배우라 액션도 무용처럼 잘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전지현씨를 우연히 사석에서 봤는데 ‘킹덤’ 시리즈를 잘 봤다고 하길래 여진족 여인 역을 제안했다. 시즌 2에서 딱 한 장면 출연하는 거라 부담될 수 있을텐데 흔쾌히 수락했고 그 인연이 ‘지리산’ 출연으로도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시즌 3가 성사될 시 전지현이 보여줄 활약도 예고했다. 김은희 작가는 “넷플릭스가 허락하셔서 시즌 3를 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시즌 1의 주인공과 함께 중심축을 담당하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라며 “북방의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들도 자연스레 확장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