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우리 영화 '최초' '최다' 기록은?

by박미애 기자
2015.08.15 08:00:13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최초의 한국영화로 1919년 ‘의리적 구투’를 꼽는다. 한국영화는 지난 100년간 해방과 휴전, 민주화를 거치면서 성장을 해왔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영화의 ‘최초’ ‘최다’ 등 진기록을 세운 영화들을 살펴봤다.

◇첫 해외 영화제 수상 작품

1956년 ‘시집가는 날’(감독 이병일)은 한국영화가 해외 영화제에서 처음 상을 받은 작품이다. 제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특별희극상을 받았다.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맹진사가 딸을 시집 보내려고 한 김판서댁 아들이 절름발이인 줄 알고 딸 대신 하녀를 시집 보냈는데 알고 보니 신체 건강하고 잘생긴 청년이어서 후회한다는 내용으로 권선징악적 주제를 담고 있다.

◇해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개봉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언급되는 한국영화의 대표작이다. 15년간 감금됐던 주인공이 자신을 감금시킨 사람의 정체를 밝히는 내용으로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고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 TSPDT 선정 ‘위대한 영화 1000편’에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해까지는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던 작품이다. TSPDT 외에도 많은 해외 매거진 및 사이트에서 소개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임권택 감독은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 감독이다. 19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1961년 ‘만다라’와 1986년 ‘길소뜸’으로 베를린영화제 본선 진출을 이뤘고 ‘씨받이’로 강수연에게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을 안겼다. 1993년 ‘서편제’로 한국영화 첫 100만 관객을 달성했으며 2002년 ‘취화선’으로 제5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감독의 대열에 올랐다. 그는 4월 개봉한 ‘화장’으로 102번째 영화를 완성했다. 그의 100번째 작품은 ‘서편제’의 후속편인 2007년 ‘천년학’. 제29회 낭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역대 최다 관객 영화



역대 최다 관객은 2014년 ‘명량’이다. ‘명량’은 12척 배로 왜군의 330척 배에 맞서 싸워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명량’은 1761만명으로 외화 ‘아바타’ 1330만명을 뛰어넘고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68만명), 역대 최고 일일 스코어(125만명) 등으로 종전의 기록을 경신했다. ‘명량’이 한국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한쪽에선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특수효과 본격적으로 사용한 영화

특수효과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영화는 1967년 ‘대괴수 용가리’(감독 김기덕)다. 특수효과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영화는 1962년 ‘불가사리’(감독 김명제)지만 인정을 받지 못했다. ‘대괴수 용가리’는 트릭, 합성, 미니어처 촬영 등 특수촬영 기술들을 전면 도입한 영화로 특수효과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판문점 부근에서 솟아나온 괴물 용가리가 서울 시내를 파괴하며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으로 이 작품은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의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최초의 합작영화

해방 이후 최초의 합작영화는 삼형제의 재회와 이별을 그린 1957년 ‘천지유정’(감독 김화랑)이다. 양훈 양석천 홍콩배우 왕원룡 진예 고미 등이 출연했으며 한국의 한국연예주식회사와 홍콩의 쇼브라더스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일각에선 해방 이후 헤어진 남매의 사랑을 그린 1958년 ‘이국정원’(감독 전창근, 도광계, 와카스기 미츠오)을 최초의 합작영화로 보기도 한다. 당시의 합작영화 제작은 홍콩, 대만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과 해외 로케이션 촬영, 그에 따른 새로운 볼거리 제공 측면에서 이뤄졌다.

◇해외영화제 첫 여우주연상

한국 여배우들은 해외영화제에서 놀라운 성과를 일궈왔다. 전도연이 2007년 ‘밀양’(감독 이창동)이 제6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문소리가 2002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다. 한국 여배우의 첫 해외영화제 수상은 1987년 ‘씨받이’(감독 임권택)의 헤로인 강수연이다. 그녀는 ‘씨받이’로 제4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강수연의 여우주연상은 한국영화의 베니스영화제 첫 입성이자 1961년 ‘마부’ 이후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일군 첫 성과였다. 강수연은 2년 후 1989년 ‘아제아제 바라아제’(감독 임권택)로 제16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