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윤학 "뮤지컬 배우 꿈 이뤘습니다"(인터뷰①)
by김용운 기자
2011.02.22 08:06:21
대학로 스테디셀러 공연 `김종욱 찾기` 주인공 꿰차
데뷔 전 부터 뮤지컬 배우가 소원
[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지난 2월 16일 오후 7시 30분께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앞에는 약 50명의 일본 팬들이 장사진을 치고 공연 입장시간을 기다렸다. 아이돌 그룹 초신성의 리더 윤학(본명 정윤학)이 대학로에서 `스테디셀러 공연`으로 손꼽히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첫발을 내 딛는 순간을 보러 온 것이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지난 2005년 초연 이후 대학로의 소극장 뮤지컬을 대표하며 이른바 `데이트 뮤지컬`의 정상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7년여간 1500회가 넘는 공연을 통해 20만 관객이 넘게 `김종욱 찾기`를 관람했다. 이 뮤지컬에서 아이돌 그룹의 리더가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긴 윤학이 처음이다.
“공연하기 위해 무대로 나서는 순간,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1만2000명 관객을 모아놓고 했던 콘서트 때보다 더 떨렸습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을 통해 첫 뮤지컬 배우 신고식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난 윤학은 첫 공연 때의 기분을 묻자 다시 상기된 듯 말했다.
“공연 전날부터 계속 `할 수 있다` 암시를 했습니다. 저를 윤학이 아니라 극 중 김종욱이라 생각하며 살았고 극중 첫사랑 주식회사의 정윤학처럼 계속 안경도 쓰고 있었습니다.”
`김종욱 찾기`에서 윤학이 맡은 역할은 첫사랑 주식회사 사장 정윤학과 여자주인공의 첫사랑 김종욱 등 일인이역을 해야 하는 캐릭터다. 게다가 남녀 주인공과 멀티맨 한 명을 포함, 총 3명의 배우가 2시간가량의 극을 끌어가야 하기에 부담이 만만치 않다. 대형 뮤지컬보다 출연배우가 없어서 공연 시간 중에 이른바 `짬`도 없다. 뮤지컬 초보가 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상반된 캐릭터를 한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는 매력과 검증된 작품성 때문에 `김종욱 찾기`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내 TV와 뮤지컬 무대를 오가는 스타가 됐다. 오만석, 원기준, 신성록, 엄기준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연예인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뮤지컬 배우를 꼭 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에 영향을 준 것이 바로 오만석 선배가 출연했던 `김종욱 찾기`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김종욱 찾기`의 무대에 올랐다니 꿈만 같았죠.”
사실 윤학의 `김종욱 찾기` 출연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새로운 한류스타로서 입지를 굳혀가는 초신성의 리더로서 뮤지컬 연습 시간을 내고 일주일에 두 세 번 무대에 오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뮤지컬 배우의 꿈을 갖게 한 `김종욱 찾기`만큼은 기회가 왔을 때 꼭 무대에 오르고 싶었다.
| ▲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 남자주인공으로 분한 윤학(사진=스토리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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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소속사에서 윤학의 꿈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고 `김종욱 찾기`의 스태프와 다른 배우들도 많이 도와주었다. 뮤지컬 배우로서는 초보지만 아이돌 그룹 초신성의 리더로서 수백번 무대에 올랐던 경험과 TV 등에서 연기한 경험을 살려 차근차근 연습했다.
막상 무대에 서니 연기보다는 뮤지컬 창법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가창력을 뽐내는 것보다 감정을 담아 노래를 하는 데 더 힘을 썼다. 첫 공연에서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데뷔를 마쳤다.
“첫 공연을 본 초신성 멤버들이 많이 놀렸습니다. 극중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의 정윤학 같이 다소 망가지는 모습을 멤버들 앞에서 보여준 적이 없었거든요. 팀에 리더기 때문에 멤버들 앞에서 늘 강한 모습이었는데. 그래도 제가 뮤지컬 배우의 꿈을 이룬 걸 보더니 다른 멤버들도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더라고요”
윤학은 뮤지컬 배우로서 자신이 어떤 면이 부족한지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노력하고 최선을 다 하면 부족한 면과 약점을 채우고 보완할 거라는 믿음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내 스스로 `좌절`이라 칭할 만한 상황을 맞았고 다시 일본에서 재기한 `초신성`이란 그룹 멤버로서 자부심이 있어서다. 또한 한결같이 믿어주고 성원해주는 한국과 일본의 팬들 역시 그에겐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제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으니 그에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보여 드리도록 애쓰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뮤지컬 `아이다`에서 라마네스 장군 역으로 분해 팬들에게 뮤지컬 배우로도 확실하게 인정받는 날이 오도록 할 겁니다.”
윤학은 4월 이후 일본 스케줄 때문에 공연 횟수가 변화가 올 수도 있지만 가급적 `김종욱 찾기`무대는 꼭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김종욱 찾기`에는 윤학 외에 뮤지컬 배우 김재범과 성두섭, 곽선영, 최주리 등이 새로운 캐스팅 멤버로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