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날개접은 현대 ‘최강 철우’ 25득점 3-2 승리 이끌어

by경향닷컴 기자
2009.01.30 08:06:24

[경향닷컴 제공] 박철우는 때리고, 이선규는 막고.

현대캐피탈이 용병급 토종 선수 박철우의 거침없는 강타와 거미손 이선규의 철벽 블로킹을 앞세워 대한항공을 꺾고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현대캐피탈은 29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8~2009 V리그 4라운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박철우가 25점을 쓸어담고, 센터 이선규가 7개의 블로킹을 잡아낸 데 힘입어 세트스코어 3-2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16승(3패)째를 올린 현대캐피탈은 2위 삼성화재와의 격차를 2.5경기차로 벌렸다. 올 시즌 대한항공과의 상대전적에서도 3승1패로 앞서나갔다.

반면 대한항공은 최근 3연패 늪에 빠지면서 3위 LIG손해보험에 반 경기차로 뒤지는 위기에 몰렸다.

코트를 찢어버릴 듯한 호쾌한 강타, 상대 블로커 손을 보고 쳐내거나 비틀어 때리는 세기까지 박철우는 대한항공 수비를 마음껏 유린했다.

적장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조차 “올 시즌 물이 올랐다”고 찬사를 보내는 박철우의 맹타에 대한항공은 속수무책이었다.



박철우의 진가는 승부처인 5세트에서 빛났다.

4-4에서 웬만한 선수라면 연타로 넘겼을 공을 박철우는 180도 턴하면서 과감하게 때렸고, 공은 대한항공 코트를 시원하게 갈랐다. 승부의 향방을 가른 한 방이었다. 균형을 깬 박철우는 곧바로 서브 에이스로 다시 한 점을 보탰고, 8-4에선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뒤흔들자 이선규가 다이렉트킬로 단숨에 9-4까지 달아났다. 박철우의 서브에 막혀 내리 4점을 내준 대한항공은 신영수의 돌파로 간신히 한 숨 돌렸지만 승부의 흐름까지 돌리지는 못했다.

이선규도 고비마다 철벽 블로킹으로 대한항공 공격을 차단하며 12점을 올려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블로킹 수에서 13-6으로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대한항공 신영수·칼라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2, 3세트를 내주자 주전 세터 권영민을 빼고 송병일을 투입하는 승부수로 흐름을 돌린 게 적중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된 박철우는 “2·3세트 집중력이 흐트러졌는데 4·5세트 집중력을 끌어올려서 리듬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시즌 15호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김연경의 맹활약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3-2로 힘겹게 이겼다. 김연경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30점을 올리며 국내 최고 공격수임을 입증했다.

11승째(4패)를 올린 흥국생명은 1위 GS칼텍스와 승률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점수 득실률에서 뒤져 2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