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정은채 "김히어라 캐스팅? 내부 논란 전혀 몰랐죠" [인터뷰]①
by최희재 기자
2024.11.25 07:00:52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1년 정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배우 정은채가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종영 후 이데일리와 만나 진행한 인터뷰에서 출연 계기에 대해 전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 정은채는 극 중 당대 제일의 인기를 구가하는 ‘매란국극단’ 배우들 가운데서도 주연을 도맡는 매란 최고의 스타 문옥경 역을 맡았다.
정은채는 과감한 쇼트 커트로 비주얼 변신에 성공했다. 또한 소리, 무대 연기 등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매란국극단의 왕자님 그 자체로 분했다. 그러나 문옥경 캐스팅엔 비화가 있었다. 당초 ‘정년이’는 김히어라의 차기작으로 알려졌으나 학폭 논란으로 하차하게 됐다.
이에 대해 정은채는 “사실 저는 구체적인 상황이나 내부적인 일은 전혀 몰랐다. 제안이 들어왔고 문옥경이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하게 됐다”고 담담히 답했다.
문옥경 캐릭터를 맡으면서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묻자 정은채는 “정년이의 시선에서 ‘살다 보니 그런 사람이 있었었지’라고 문득문득 살면서 생각나고 그리운 캐릭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고 한 시절을 대변하는 캐릭터지만 무대 아래에 내려왔을 때 그 캐릭터가 오롯이 혼자 있을 때 그 캐릭터가 얼마나 자기 얼굴을 마주하고 고독함을 승화시켰을까라는 지점에 좀 더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정년이’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정은채는 “드라마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웹툰을 베이스로 한 작품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찾아봤었다. 원작 자체가 너무 재밌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여성국극을 처음 알게 됐다. 이렇게 다양한 여성 군상이 나와서 펼쳐지는 성장 드라마. 하지만 너무나 생소한 문화가 공존하는 시대극. 새로운 지점이 너무 많았었다”며 “시각적으로 표현됐을 때 어떻게 구현될지가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는지 묻자 그는 “각자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있는데 옥경이는 기본적으로 소리, 춤, 무대 연기, 목검술을 해야 했다. 또 아주 초반엔 정년이를 가르칠 때 장구랑 북도 쳤다. 물론 몽타주 신이었지만 대역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배울 것들이 너무 많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동하는 차가 사물놀이패 같았다”며 “트렁크를 열면 이것저것 다 나올 정도로 싣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연습했다. 계속 연습밖엔 없었다. 준비 시간부터 끝날 때까지 1년 정도 걸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소리에 가장 큰 신경을 쏟았다는 정은채는 “아주 중요한 지점이고 모두에게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다. 걸음마 떼듯이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했다. 그 캐릭터랑 잘 붙어서 나오게끔 선생님들이 코칭을 많이 해주셨다. 선생님들이 소리하는 모습도 많이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1년을 꼬박 열심히 준비한 ‘정년이’를 마무리한 소감은 어땠을까. 정은채는 “매주 너무 재밌게 잘 봤다. 제가 나오지 않는 장면들은 상상을 할 수 없으니까 새로운 작품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재밌게 연출해 주셔서 방구석 팬의 입장으로 봤다”고 답했다.
이어 “옥경이가 퇴장을 한 이후로는 정말 즐기면서 방송을 봤다. 마지막 ‘쌍탑전설’은 현장에서도 보지 못해서 어떻게 나왔을지 정말 궁금했는데 아주 다른 색의 극이 등장해서 놀랍고 감동적인 무대였다”고 덧붙였다.
또 정은채는 “작품이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저를 포함한 모든 배우분들과 제작진분들이 기쁜 연말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드린다. 응원해 주셔서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옥경의 엔딩 또한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이에 대해 정은채는 “시청자분들이 50부작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런 얘기는 너무 반갑다.(웃음)”며 “저는 적절한 타이밍에 문옥경스러운 퇴장이었다고 생각한다. 늘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누구도 알아채진 않았지만 이별의 단계와 과정을 스스로는 밟고 있었다고 생각해서 적당한 타이밍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다양한 평들을 해주시는 걸 보고 이런 상상의 여지가 많은 작품이라는 걸 방송이 나오고 난 뒤에 실감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