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맹주' 모로코, 이집트에 6-0 대승...男축구 사상 첫 동메달[파리올림픽]
by이석무 기자
2024.08.09 03:37:20
| 모로코의 수피아네 라히미(9번)가 이집트와의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프리카의 강호’ 모로코가 자국 축구 역사상 첫 동메달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모로코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 스타드 드 라보 주 아르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집트를 6-0으로 대파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모로코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축구 종목 메달을 수확했다. 그전까지 모로코의 올림픽 축구 최고 성적은 1972 뮌헨 대회에서 기록한 8강이었다.
최근 올림픽 남자 축구는 아프리카의 강세가 뚜렷하다.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가나가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1996 애틀랜타 대회와 2000 시드니 대회에선 나이지리아, 카메룬이 각각 금메달을 차지했다. 나이지리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은 특히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국가가 두 팀이나 4강에 올랐다. 비록 모로코는 스페인에, 이집트는 프랑스에 각각 패해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아프리카 축구의 강세가 대회 전체에 걸쳐 뚜렷했다.
아프리카 축구 라이벌간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에서 동메달 결정전은 열기가 더 뜨거웠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에 모로코의 대승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4강까지 진출했던 모로코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축구의 강자임을 확실히 인정받았다.
모로코는 전반 23분 압데사마드 에잘룰리(레알 베티스)의 선제골에 이어 불과 3분 뒤에는 수피아네 라히미(알 아인)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첫 골을 기록한 에잘룰리가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친 모로코는 후반 6분 빌랄 엘 칸누스(겡크)의 골을 시작으로 후반전에만 네 골을 몰아쳤다.
후반 19분 라히미, 후반 28분 아크람 알 나카츠(UTS 라바트)의 골이 터진 데 이어 후반 42분에는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모로코 축구 최고스타 아슈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가 쐐기골을 터뜨려 대승을 자축했다.
한편, 이번 파리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은 ‘개최국’ 프랑스와 ‘유럽 챔피언’ 스페인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1시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다.
프랑스는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역대 두 번째 남자축구 금메달을 노린다 프랑스는 앞서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이는 프랑스 축구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반면 스페인은 올림픽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1992년 자국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0 시드니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선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카메룬과 브라질에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부터 5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결승에 진출했다. 총 11골을 넣고 단 1골만 실점하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축구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의 와일드카드 합류가 무산됐지만 음바페 대신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올림피크 리옹 소속의 알렉상드로 라카제트가 팀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면 올해 6월에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올림픽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조별리그에서 이집트에게 덜미를 잡히긴 했지만 8강, 4강에서 일본과 모로코를 잇따라 꺾고 결승에 안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