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OTT 신작, 영화제 수상작…영화로 물드는 부산

by박미애 기자
2022.10.04 06:00:00

미리 보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좌석 100% 운영·해외 게스트 초청 등 정상 개최
공식 초청작 71개국 243편…전년보다 소폭 증가
'지석' '낙동강', '슬픔의 삼각형'·'알카라스의 여름', '글리치'·'욘더' 등 공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영화의 바다라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와 관객이 서로 마주한 것을 뜻하는 포스터는 팬데믹 이후 3년 만의 정상화 개최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해 송중기·박소담의 진행으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적 거리두기로 좌석이 군데군데 비어있다.(사진=부산국제영화제)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다시, 마주 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5일 개막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좌석의 50%만 운영했던 지난해와 달리 100%를 운영하며 정상적으로 열린다.

올해는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의 7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개막작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 폐막작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를 비롯해 총 354편(공식 초청작 71개국 243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111편)이 상영된다. 공식 초청작의 경우 70개국, 223편의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또 개·폐막식을 비롯한 이벤트, 파티 등 모두 정상적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게스트 초청 및 영화제 배지 발급, 티켓 예매 등도 예년 수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3년 만에 다시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서의 부활을 예고한 부산국제영화제를 미리 살펴봤다.

거장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섹션에 초청된 노아 바움백 감독의 ‘화이트 노이즈’(사진=부산국제영화제)
세계 영화의 흐름을 확인하는데 영화제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거장의 신작과 화제작, 국제영화제 수상작을 만날 수 있다.

미국 노아 바움백 감독의 ‘화이트 노이즈’,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아마겟돈 타임’, 프랑스 알랭 기로디 감독의 ‘노바디즈 히어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피터 본 칸트’, 이탈리아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다크 글래시스’, 루마니아 크리스티안 문쥬의 ‘R.M.N’, 멕시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신작이 대기 중이다.

또 7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 72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카를라 시몬 감독의 ‘알카라스의 여름’, 38회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드라마틱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알레한드로 로아이사 그리시 감독의 ‘우타마, 우리집’, 75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작 줄리아 무라트 감독의 ‘룰 34’ 등 올해 국제영화제 수상작 등도 상영한다.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지석’, 한국전쟁 실제 전투가 기록된 전창근 감독의 ‘낙동강’ 디지털 리마스터링, 제2의 ‘미나리’로 언급되는 앤소니 심 감독의 ‘라이스보이 슬립스’, 미국에서 개봉해 화제가 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은 올해 가장 관심받는 작품들 중 일부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를 필두로 프랑스 데이비 추 감독의 ‘리턴 투 서울’, 싱가포르 허슈밍 감독의 ‘아줌마’ 등은 해외감독이 한국배우들과 작업한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OTT시리즈를 선보이는 ‘온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이준익 감독의 ‘욘더’(사진=부산국제영화제)
올해는 더 많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시리즈가 부산을 찾는다.



OTT 시리즈를 선보이는 섹션으로 지난해 신설한 ‘온 스크린’이 올해 기존 3편에서 대폭 늘어난 9편의 드라마 시리즈를 선보인다. 넷플릭스의 ‘글리치’와 ‘썸바디’, 디즈니+의 ‘커넥트’와 ‘피의 저주’, 왓챠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웨이브의 ‘약한영웅 클래스1’, 티빙의 ‘몸값’과 ‘욘더’ 등 OTT 작품 8편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여기에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드라마 ‘킹덤 엑소더스’는 아시아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첫 SF장르물이며, ‘커넥트’는 동명의 한국웹툰을 원작으로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등 한국배우 및 제작진과 협업한 작품이다. ‘킹덤 엑소더스’는 매 작품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덴마크 거장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으로, 1990년대 중반 인기를 끈 TV시리즈 ‘킹덤’의 최종편이다.

특히 올해는 웨이브와 티빙 등 OTT플랫폼사들이 프로그램 참여와 별도로 ‘밤’ 행사를 갖는다. 영화제의 ‘밤’ 행사는 영화인 및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신작 및 사업 계획 등을 공개하는 비즈니스를 겸한 파티의 장으로 영화 대형 투자배급사들이 주도해 왔다. 올해는 CJ ENM과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에 OTT플랫폼사들까지 가세, OTT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게 한다.

아시아 중견 감독의 신작을 선보이는 ‘지석’ 섹션에 초청된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사진=부산국제영화제)
미디어 환경의 급변 속에 영화제도,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서의 역할과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해 온스크린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프로그램이 관객을 만난다.

‘지석’ 섹션이 신설됐다. 아시아영화의 성장과 지원에 헌신해온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지석상을 프로그램 섹션인 ‘지석’으로 독립시켜 ‘뉴커런츠’와 더불어 경쟁 섹션으로 만들었다. 세 편 이상을 만든 아시아 중견 감독의 신작을 엄선해 소개한다. 욜킨 투이치에브 감독의 ‘변모’, 안슐 차우한 감독의 ‘디셈버’, 알리 가비탄 감독의 ‘라이프&라이프’, 프리스비 코나누르 감독의 ‘열일곱’, 뿐드헤바놉 데와쿤 감독의 ‘6명의 등장인물’, 아난스 나라얀 마하데반 감독의 ‘스토리텔러’ 등 8편이 상영된다.

또 기존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와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 외에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을 신설했다.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는 대중적 화제가 될 주류 대중 및 상업 영화 신작을 프리미어로 소개한다. 올해는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과 방우리 감독의 데뷔작 ‘20세기 소녀’가 선정됐다.

관객참여형 영화제 ‘커뮤니티비프’ 모습(사진=부산국제영화제)
생활밀착형 영화제 ‘동네방네비프’ 모습(사진=부산국제영화제)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던 ‘포럼 비프’가 대면 행사로 재개한다. 9일 ‘가상의 제국, 영화가 되다’, 10일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 등의 타이틀로 미디어 환경의 급변과 함께 중대한 정체성 변화를 겪고 있는 오늘의 영화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산업 기술적인 면, 미학적인 면, 정책적인 면에서 심층적인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관객과 영화 예술인 간 대면 행사의 정점이었던 ‘시네마투게더’도 3년 만에 부활한다. ‘시네마투게더’는 감독 배우 작가 등 문화 예술 분야의 멘토와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 김성훈 감독, 변성현 감독, 김보라 감독, 강말금, 강진아, 강길우 등 배우가 멘토로 참석해 관객과 한 팀이 돼 일정 기간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관객이 프로그래머가 돼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는 관객 주도 영화제 ‘커뮤니티비프’는 올해 5주년을 맞아 국내뿐 아니라 시드니 태국 등 해외 관객들까지 연결해 참여성을 높인다. 또 지난해 시범 사업으로 시작된 생활밀착형 영화제 ‘동네방네비프’는 지난해 14개 지역에서 올해 17개 지역으로 확대해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