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9주째 1위"… BTS, 글로벌 인기 비결은?

by윤기백 기자
2021.07.28 06:00:00

미국 눈높이 맞춘 '이지리스닝 음악'
진정성 담긴 메시지 통해 희망 선사
따라하기 쉬운 안무로 '챌린지 열풍'
꾸준한 SNS 활동 통해 팬소통 강화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 뮤직)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전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 미국이다. 그 시장의 대표격인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9주 연속 1위 기록은 방탄소년단의 현재 인기를 가늠하게 한다. 미국과 더불어 최근 일본에서도 ‘버터’에 이어 ‘퍼미션 투 댄스’로 오리콘 최신 차트(7월26일 자/집계 기간 7월12일~18일)에서 ‘주간 스트리밍 랭킹’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다. ‘전세계 톱클라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이 아직 목표로만 남겨두고 있는 미국 최대 음악 시상식 그래미의 ‘거절 명분’을 스스로 지워가고 있는 셈이다.

현재 방탄소년단의 인기 요인으로 듣기 쉬운 음악이 꼽힌다. 이재원 문화평론가 겸 한양대 실용음악학과 겸임교수는 “방탄소년단은 이지리스닝 음악으로 대중적 히트를 이뤄내고 있다”며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진정성 담론’을 적절히 구사해 희망을 줬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전략의 변화다. 빌보드 핫100 차트와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인기를 얻기까지 자신들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대중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앞세우는 전략을 취했던 방탄소년단이 전략 변화를 통해 더 높은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하는 곡들은 방탄소년단이 추구해온 세계관에서 벗어나 있고 한국어 위주의 노래도 아니다. 팬덤에서 대중성으로 공략의 중심을 변경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미국 음악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복고(레트로)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다이너마이트’가 복고풍 디스코 팝 장르로 인기를 얻었다면, ‘버터’는 전반부는 1980년대 스타일이지만 후반부는 트렌디한 댄스팝을 접목해 미국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코로나19 상황도 음악에 반영했다. 과거 세계관과 메시지를 녹인 묵직하면서도 강렬한 음악을 주로 선보였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곡으로 변화를 줬다. ‘퍼미션 투 댄스’는 코로나19 대유행 극복의 희망을 표현한 곡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음악에 메시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가 최근 9주 동안 10만건 이상의 높은 음원 판매량과 라디오 청취자 수의 꾸준히 증가를 기록했다는 것이 방탄소년단 전략 변화의 성공을 대변한다.

방탄소년단(사진=이데일리DB)
따라하기 쉬운 퍼포먼스 전략도 방탄소년단의 인기 비결로 빼놓을 수 없다. 과거 발표했던 ‘페이크 러브’, ‘블랙 스완’, ‘ON’ 등을 통해 K팝 퍼포먼스의 진수를 선보였다면,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비롯해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을 통해서는 퍼포먼스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그 결과 국적과 성별을 초월한 많은 사람이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를 따라 했고, 챌린지 열풍으로 번지면서 인기 롱런의 발판을 마련했다.



숏폼 비디오 플랫폼 틱톡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 퍼포먼스를 따라 한 챌린지 영상은 320만개 이상 게재됐다. ‘버터’의 경우 발매 9주 만에 150만개의 영상이 올라왔다. 최근 발표한 ‘퍼미션 투 댄스’는 유튜브 숏츠에서 대대적으로 챌린지가 진행 중이다.

특히 ‘퍼미션 투 댄스’ 퍼포먼스에는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뜻하는 수어(수화 언어)를 활용한 안무가 담겨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청각장애인들은 노랫말을 이해하고 춤을 따라 추기까지 어려움이 컸는데, 방탄소년단이 수어 안무를 도입하면서 더 많은 이가 ‘퍼미션 투 댄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제이홉은 “긍정의 에너지와 위로와 희망의 에너지를 드리고 싶었다”라고 수어 안무를 넣은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SNS 소통법’도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데뷔 초부터 SNS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꾸준히 소통해온 방탄소년단은 개인 일상부터 앨범 작업 과정 등을 공개하며 그 누구보다 진솔하게 팬들에게 다가섰다.

활용법도 남다르다. 트위터를 통해서는 텍스트 위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는 사진 위주로, 유튜브로는 영상을 통해 소통해왔다. 특히 자체 리얼리티인 ‘달려라 방탄’을 주기적으로 유튜브 등에 공개, 팬들과 끊임없이 스킨십을 펼치고 있다.

이재원 평론가는 “데뷔 초부터 SNS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구사한 방탄소년단답게 SNS의 변화를 빠르게 잘 활용하고 있다”라며 “팬덤 아미뿐 아니라 전세계 누구나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팬덤을 확장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