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 YOURSELF"…방탄소년단, 新유니버스 시작

by김윤지 기자
2019.03.19 06:00:30

그룹 방탄소년단(BTS)(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서사로 팬들을 만난다.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에 이어 ‘스피크 유어 셀프’가 그 것. 4월 12일 세계에 동시 발매할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이 그 첫 순서가 될 전망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오는 5월 4일 미국 LA 공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 8개 도시에서 16차례 공연을 통해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8월 시작해 4월 6∼7일 태국 방콕에서 매듭짓는 ‘러브 유어셀프’ 투어의 흥행 신화를 뛰어넘을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방탄소년단은 자신의 서사를 풀어가는데 인문학 요소를 활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방탄소년단의 음악 및 관련 콘텐츠가 ‘아는 만큼’ 보이는 재미로 정평이 난 이유다. 대표곡 ‘피, 땀 눈물’은 성장을 주제로 한다. 성장의 고통을 담은 가사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모티브로 삼았다. 뮤직비디오에는 소설 속 문구에서 따온 이미지와 피터 브뤼겔의 ‘타락한 천사들의 추방’·허버트 제임스 드레이퍼의 ‘이카루스를 위한 탄식’·피에타상 등 각종 미술품이 등장한다. 진은 “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스스로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라는 문구 앞에 서 있는데,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인용했다.

청춘을 노래한 앨범 시리즈 제목은 ‘화양연화’다. 2000년 개봉한 양조위·장만옥 주연의 홍콩 영화 제목으로,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을 뜻한다. 2017년 발표한 ‘봄날’ 뮤직비디오에는 ‘오멜라스’란 간판을 단 건물이 나온다.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며’에는 가상의 유토피아가 등장하고 그 이면에 존재하는 어둠을 말한다. 착시 현상을 보여주는 펜로즈의 계단도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봄날’에 대한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팬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음악 및 관련 콘텐츠 속 숨은 세계관을 연결시키고 구체화한다. 팬들에게는 일종의 ‘놀이’이자 좋아하는 스타와 소통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멤버나 소속사에서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언급을 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팬들의 자발적 행동이라는 것이다.

앞서 방탄소년단 한 팬은 지난해 6월 ‘화양연화’부터 ‘FAKE LOVE’까지 내용을 해석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각종 관련 영상물 등에서 주어진 힌트들을 종합해 방탄소년단이 하고 있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시간적 배경은 19년 6월부터 23년 4월까지로 재구성됐다. 현재와 동떨어진 날짜가 ‘방탄소년단의 세계’를 상징한다. 스토리 속 시간이 되돌아간다는 설정 등 내용은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최근 네이버에서 연재를 시작한 웹툰 ‘화양연화 Pt.0 ’와도 겹친다.

박지원 작가는 저서 ‘아이돌을 인문하다’를 통해 “시대를 불문하고 널리 사랑 받는 유행가에는 당대의 흐름과 보편적인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아이돌의 음악이라고 전혀 다를 바 없다”면서 “어떤 노래를 깊이 읽어 내려고 하는 관심과 열의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름의 인문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