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 10인으로 돌아본 2018 한국 스포츠

by이석무 기자
2018.12.26 07:39:15

2018년을 빛낸 스포츠 스타들. 번호 순서대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황의조, 차준환,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 류현진, 윤성빈, 추신수, 정현,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년 한국 스포츠는 어느 해보다 많은 일이 있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빅이벤트들이 쉴틈없이 이어졌다. 프로스포츠는 1년 내내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고 해외에서 활약 중인 ‘태극전사’들은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손흥민, 류현진 등 2018년을 빛낸 스타플레이어를 통해 2018년 한국 스포츠를 정리해본다. 선수 순서는 가나다 순으로 정리했다.

#류현진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

2018년 10월 25일(이하 한국시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다저스)이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선발 투수로 올랐다.

류현진은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선발 등판 자체만으로도 한국 스포츠 역사를 다시 썼다.

사타구니 부상을 딛고 정규시즌 15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마친 류현진은 시즌 뒤 200억원이 넘는 대박 연봉까지 품에 안았다.

#박항서 ‘2002 영웅에서 베트남 국민영웅 변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코치로서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박항서(59) 감독은 환갑의 나이에 낯선 땅 베트남에서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부임 3개월 만인 1월에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사상 처음으로 AFC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시켰다. 이어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을 이끌며 베트남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한국에서 한 물 간 지도자 취급을 당했던 박항서 감독은 이제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발돋움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희망 되살릴 구원자’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선택한 지도자는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49)였다.

벤투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빠르게 대표팀을 장악했다.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하고 후방 빌드업을 통해 상대 진영까지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벤투식 축구’를 이식했다.

벤투 감독은 데뷔전인 9월 7일 코스타리카전 2-0 승리를 시작으로 6차례 A매치에서 3승3무를 기록했다.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 도입 이래 취임 후 6경기에서 패가 없는 감독은 벤투 뿐이다..

#손흥민 ‘손세이셔널 덕분에 국민들은 웃었다’

2018년 한국 스포츠의 최고 스타는 단연 ‘손세이셔널’ 손흥민(26·토트넘)이다. 손흥민은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서 혼자 50m 이상 질주한 뒤 쐐기골을 터뜨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선 리더로서 어린 후배들을 훌륭히 이끌었다. 한국 축구의 2년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견인하면서 병역 혜택이라는 선물도 함께 받았다.

유럽 무대에서도 손흥민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이달 초 유럽 1부리그 무대에서 통산 100번째 골을 작성했다. 유럽 무대 한국 선수가 100골 이상 기록한 것은 차범근(121골) 이후 손흥민이 역대 두 번째였다.

#윤성빈 ‘평창올림픽 뜨겁게 달군 아이언맨’

평창 동계올림픽이 낳은 최고의 스타는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이었다.



윤성빈은 안방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역대 올림픽 썰매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것은 윤성빈이 처음이었다.

윤성빈의 성공으로 불모지나 다름 없던 한국 썰매는 세계적인 강국으로 도약했다. 취약 종목이더라도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이 뒤따른다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결과였다.

#정현 ‘메이저 4강, 한국 테니스 역사 새로 쓰다’

‘한국 테니스 희망’ 정현(22·한국체대)은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남자단식 4강까지 진출하며 우리나라 테니스 역사를 새롭게 썼다.

당시 세계 랭킹 58위에 불과했던 정현은 3회전에서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를 꺾은데 이어 16강에서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0으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발바닥 물집 부상을 안고도 포기하지 않고 투혼으로 거둔 승리여서 더 의미가 컸다.

#차준환 ‘김연아 뒤잇는 피겨 아이돌’

2018년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희망의 빛이 돌아왔다. 주인공은 남자 피겨의 차준환(17·휘문고)이었다.

지난해까지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차준환은 올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5위에 오르며 대도약을 예고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평창에서 얻은 자신감은 차준환에게 훌륭한 자양분이 됐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했고 동메달까지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추신수 ‘52경기 연속 출루에 첫 올스타까지’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에게 2018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다. 추신수는 이번 시즌 5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텍사스 구단 신기록을 세웠다.

일본의 마쓰이 히데키(175홈런)를 넘어 아시아 출신 선수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198홈런)도 다시 썼다. 생애 처음이자 텍사스에서는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황의조 ‘오랜 기다림 끝에 나타난 해결사’

‘해결사’ 황의조(26·감바오사카)의 등장으로 한국 축구는 최전방 공격수 고민을 덜었다. 황의조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아시안게임 7경기에서 9골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황의조의 ‘원샷원킬’이 빛을 발했다. 대회 득점왕도 그의 몫이었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A대표팀에 당당히 복귀한 황의조는 올해 6차례 A매치에서 3골을 기록하며 물오른 골 감각을 뽐냈다. 올 한해 47경기에서 33골을 터뜨리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힐만 ‘SK 정상 이끈 스킨십 리더십’

미국 출신의 트레이 힐만(55) 전 감독은 올해 SK 와이번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 됐다.

힐만 감독은 특유의 스킨십 리더십으로 선수와 스태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여름에 산타클로스로 변신하고 소아암 환우를 돕기 위해 머리카락을 길러 기부하는 등 팬들과의 소통도 적극적이었다.

힐만 감독은 고령에 병환 중인 노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KBO리그와 아름다운 작별을 선택해 또다른 감동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