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티켓 잡아라" 중위권 3팀 혈전
by조선일보 기자
2009.02.25 07:59:40
KT&G 기복없는 전력 장점 주희정 앞세워 돌파
전자랜드 서장훈 효과 업고 막판 반전에 총력
LG 안방경기 많아 유리 신인 기승호 '펄펄'
[조선일보 제공] 6등은 '희망', 7등은 '절망'이다. 남자 프로농구 10개 팀 중 6강에만 들면 토너먼트 방식의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까지도 꿈꿀 수 있지만 7위 이하로 떨어지면 그대로 시즌을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란히 공동 5위가 된 전자랜드·LG·KT&G 3팀은 더욱 피가 마른다. 최소한 한 팀은 탈락해야 한다. 정규리그 54경기 중 각각 11경기씩을 남겨둔 세 팀은 사활을 건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최근 7연승한 전자랜드는 KCC에서 영입한 서장훈(2m7)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서장훈은 국내 선수 득점 2위(평균 14.68점)라는 공격력으로 주 득점원 리카르도 포웰의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서장훈을 활용한 공격과 수비 전략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짜임새가 좋아졌다. 서장훈은 SK에서 데뷔했던 1998~1999시즌을 빼고 이후 9년 연속 소속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팀이 연패에 빠져 있던 지난달에도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지난 시즌 LG와 동률(29승25패)을 이루고도 상대 전적에서 뒤져 7위를 했던 최희암 감독은 "몇 승을 해야 6강 안정권인지도 모르겠다. 끝까지 (경쟁 팀들과) 같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남은 11경기 중 여섯 판을 안방 창원에서 치른다. 시즌 홈 성적(15승6패)만 따지면 10개 팀 중 1위. 홈 코트에선 KCC(15승7패)나 동부(홈 14승7패), 모비스(15승8패)보다 강했다.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열리는 창원 3연전에서 확실히 승수를 쌓을 계획이다. 고비는 다음 달 1일 모비스전. 5라운드까지 다섯 번 싸워 모두 졌다. 모비스와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어 천적 관계를 끊고 자신감을 찾아야 할 때가 왔다. 간판스타 현주엽과 조상현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대신 신인 기승호(평균 7.7점 2.4리바운드)가 주전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명지대 감독을 지내다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한 LG 강을준 감독은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전투력을 불사르겠다"고 밝혔다.
쉬지 않고 달려왔다. KT&G의 팀 속공(평균 5.47개·1위)은 단연 돋보인다. 때론 무모해 보일 정도로 많이 뛴 덕분이다.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이 신나야 활기찬 농구를 할 수 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KT&G는 넘어져도 금세 털고 일어났다. 시즌 최다 연속 패배가 3연패에 불과하다. 선두권인 동부(최다 2연패)나 모비스(최다 3연패)와 비슷했다. 급격한 순위 변동 없이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동부 김주성과 함께 유력한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로 꼽히는 포인트 가드 주희정이 전력의 핵심. 사상 첫 통산 4000어시스트를 눈앞에 둔 그는 "농구엔 왜 야구처럼 더블헤더(하루에 연속 두 경기를 치르는 것)가 없나"라고 말할 만큼 뛰어난 체력으로 코트를 휘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