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예 "결혼 이후 10년, 뮤지컬 도전 자신감이 생겼어요"

by장병호 기자
2022.12.23 06:30:00

지난해 연예계 복귀, 가수 활동 재개
내년 3월 개막 뮤지컬 '루쓰' 주역 맡아
성경 소재지만 '사랑' 강조한 보편적 작품
"노래와 연기로 선한 영향력 주고 싶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결혼을 안 했다면 뮤지컬에 조금 빨리 도전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이 뮤지컬을 하는데 더 적기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낳고 10년이 지나선지 이제는 연기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거든요.”

가수 선예(33)가 데뷔 15년 만에 첫 뮤지컬에 도전한다. 내년 3월 5일 개막 예정인 뮤지컬 ‘루쓰’를 통해서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선예는 “뮤지컬은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장르였다”며 “무엇보다 ‘루쓰’로 뮤지컬에 도전할 수 있게 돼 더 뜻깊고 영광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가수 선예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예는 내년 3월 5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루쓰’로 첫 뮤지컬에 도전한다. (사진=김태형 기자)
2007년 그룹 원더걸스로 데뷔한 선예는 2013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나 세 아이의 엄마로 바쁘게 살았다.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엄마는 아이돌’을 통해 대중과 다시 만났고, 올해 7월 첫 솔로 미니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 활동을 재개했다. 2023년엔 뮤지컬배우로 변신한다.

선예는 “엄마가 돼 연예계로 돌아오니 엄마 팬들의 응원이 많아 용기를 얻었다”며 “그런 가운데 ‘루쓰’에 대한 소식을 듣게 돼 오디션에 지원했는데 덜컥 캐스팅됐다”고 출연 계기를 말했다.

가수 활동 중에도 뮤지컬을 향한 꿈은 늘 있었다. 13세 때 처음 접한 뮤지컬 ‘렌트’가 그 꿈을 키웠다. 뉴욕의 젊은 예술가들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선예는 “어린 나이라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음악과 노래, 춤, 연기 모든 게 합쳐져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게 신기했다”며 “그때부터 기회가 되면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원더걸스로 미국서 활동하는 동안에도 브로드웨이에서 ‘라이온 킹’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 ‘시카고’ 등을 틈틈이 봤다”며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루쓰’는 구약성경의 한 권인 ‘룻기’를 토대로 사랑을 통해 삶의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는 이방인 여자 루쓰의 일생을 그린 창작뮤지컬이다. 글로벌 뮤지컬로 만들기 위한 보편적인 소재로 성경을 빌렸지만 종교적인 메시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선예 또한 작품이 담고 있는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사랑’이라는 메시지에 끌렸다고 강조했다.

“루쓰는 저처럼 우여곡절이 많은 캐릭터예요. 어린 시절 사랑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루쓰는 시어머니 나오미를 통해 삶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경험하죠. 그리고 이방인들의 땅에 가서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고요. 저 역시 가정이 있다보니 이런 부분에 많이 공감했어요. 저희 시어머니도 저를 딸처럼 대해주시거든요. 다양한 의미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본격적인 연습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하지만, 선예는 벌써부터 개인 연습을 하며 작품을 준비 중이다. 가족도 선예의 새로운 도전을 열심히 응원 중이다. 이번 뮤지컬을 위해 지난달 가족과 함께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이사를 마쳤다. 뮤지컬을 시작으로 앞으로 연기 활동으로도 대중과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각오다. 내년 가을엔 팬들과 약속한 발라드 미니앨범도 발매할 계획이다. 선예는 “의미 있는 영화에도 출연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이돌로 활동하면서 연예인이라는 자리가 10대 청소년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는 걸 자각하게 됐어요. 그런 생각이 들고 나니 부담과 책임감이 커졌고, 개인적으로 고민스러웠던 시기도 있었죠. 지금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와 연기로 다른 이들의 삶의 한 조각에 즐겁고 기쁜 에너지가 됐으면 합니다.”

‘루쓰’는 가족뮤지컬 ‘번개맨의 비밀’ 시리즈를 비롯해 창작뮤지컬과 가족 콘텐츠 등을 제작해온 힘컨텐츠가 선보이는 뮤지컬이다. ‘올챙이송’의 작곡가이기도 한 윤현진 힘컨텐츠 대표가 극작과 작곡을 맡고 연출가 홍성연과 뮤지컬배우 김다현이 공동 연출한다. 선예와 신예 배우 정지아가 루쓰 역에 캐스팅됐다. 내년 3월 5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가수 선예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예는 내년 3월 5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루쓰’로 첫 뮤지컬에 도전한다. (사진=김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