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2관왕·세븐틴 첫 수상… K팝, BTS 너머를 보다

by윤기백 기자
2022.08.30 05:00:00

'2022 MTV VMA'서 K팝 위상 입증
블랙핑크, K팝 여성 첫 퍼포먼스
BTS, 4년 연속 '올해의 그룹' 영예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 지수, 제니, 로제(왼쪽부터)가 29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의 푸르덴셜센터에서 열린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그룹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세븐틴이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2022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이하 2022 MTV VMA)에서 K팝의 높아진 위상을 입증했다. 무려 세 팀의 K팝 그룹이 쟁쟁한 후보들을 꺾고 나란히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29일 미국 뉴저지주 푸르덴셜센터에서 열린 ‘2022 MTV VMA’에서 블랙핑크는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Best Metaverse Performance) 부문과 지난해 9월 첫 솔로앨범 타이틀곡 ‘라 리사’로 활동한 멤버 리사의 ‘베스트 K팝’(Best K-Pop) 부문 수상으로 2관왕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푸 파이터스, 이매진 드래건스, 마네 스킨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2019년 이래 4년 연속 ‘올해의 그룹’(Group of The Year·종전 베스트 그룹)을 수상했다. 세븐틴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록 위드 유’(Rock with you)로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PUSH Performance of the Year) 부문 수상자로 호명, ‘MTV VMA’ 첫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MTV VMA’에서 K팝 그룹 세 팀이 수상을 한 것은 처음이다. K팝이 글로벌 무대에서 방탄소년단 혼자 이끌던 장르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어필하면서 팬층을 더욱 두텁게 확대해가고 있음을 확인시킨 것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활약으로 K팝 팬덤의 저변이 넓어졌고, 블랙핑크와 세븐틴 등이 그 기세를 이어 K팝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며 “유튜브 상에서 K팝 뮤직비디오가 널리 사랑받고 있는 만큼 ‘2022 MTV VMA’ 수상 결과는 이 같은 상황을 명확히 대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티스트들의 해외투어 공연이 한동안 어려워졌지만 그 사이 K팝은 특화된 시장에서 오히려 입지를 강화했다. 영상을 통한 언택트 공연은 물론 아티스트들의 매력을 극대화한 영상 콘텐츠들로 유튜브 등에서 조회수를 늘려가며 각종 기록을 새로 썼다. 이번 시상식 결과는 그 성과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블랙핑크는 ‘2022 MTV VMA’에서 K팝 걸그룹 최초로 2관왕을 기록했다. 블랙핑크가 ‘MTV VMA’에서 수상한 것은 2020년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송 오브 서머’(Song of Summer) 부문에서 상을 받은 이후 두 번째다.



블랙핑크 로제는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 수상 후 “정규 2집 ‘본 핑크’와 월드투어를 통해 팬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사는 “솔로 프로젝트를 함께해 준 테디 프로듀서와 YG 스태프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리사가 “블링크(팬덤명)에게 너무 감사하다. 멤버들도 항상 응원해 줘서 고맙다”고 하자, 객석에 앉아 있던 블랙핑크 멤버들은 리사를 향해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블랙핑크는 퍼포머 자격으로 무대에 올라 정규 2집 선공개곡 ‘핑크 베놈’을 선보였다. K팝 여성 아티스트가 ‘MTV VMA’ 무대에 오른 것도 블랙핑크가 처음이었다. 더불어 블랙핑크는 TLC, 스파이스걸스, 피프스 하모니에 이어 역대 4번째로 VMA에서 무대를 선보인 걸그룹이 됐다. 블랙 의상에 핑크 액세서리를 매치한 채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 네 멤버는 4인4색 아우라를 발산하며 객석을 압도했다. 특히 객석에 자리한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배우 딜런 오브라이언 등 수많은 스타들이 ‘핑크 베놈’을 열정적으로 따라 부르고 춤을 춰 블랙핑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블랙핑크의 ‘핑크 베놈’ 무대와 2관왕 달성 소식에 외신들은 일제히 극찬을 쏟아냈다. 롤링스톤, 빌보드 등 외신들은 ‘블랙핑크가 VMA의 새 역사를 썼다’, ‘멤버들의 완벽한 퍼포먼스에 시상식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들었다’며 코로나19를 거치며 더 강렬해진 K팝 열풍을 조명했다.

한편 ‘올해의 비디오’는 테일러 스위프트(‘올 투 웰’·All Too Well), ‘올해의 아티스트’는 배드 버니, ‘올해의 노래’는 빌리 아일리시(‘해피어 댄 에버’), ‘올해의 신인’은 도브 카메론이 각각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