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영화 또 나올까…빅4 여름대전(大戰) 서막

by박미애 기자
2022.07.13 06:00:00

'외계+인'·'한산'·'비상선언'·'헌트' 7말8초 개봉
마케팅비 제외 순제작비만 200억~300억원
유명 감독·배우, 영화제 초청작 흥행 요건 갖춰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5000만명.’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지난 2019년 7~8월 극장을 찾은 관객 수다. 당시만 해도 7~8월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였다. 전체 관객수의 25%가 이 시기에 몰렸고 관객들을 잡기 위한 텐트폴 영화들의 격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이 시기가 기피돼 왔다.

올해는 엔데믹 전환과 펜트업(보상소비) 효과로 ‘범죄도시2’가 천만영화에 등극하는 등 극장가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텐트폴 영화들도 여름에 맞춰 대유행 이전의 개봉 진용을 갖췄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외계+인’ 1부(CJ ENM)를 시작으로 27일 ‘한산:용의 출현’(롯데컬처웍스), 8월3일 ‘비상선언’(쇼박스), 8월10일 ‘헌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까지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대작이 1주일 간격을 두고 관객을 만난다.

7월에 출격하는 ‘외계+인’ 1부와 ‘한산:용의 출현’은 흥행 감독들의 작품이다. ‘외계+인’은 ‘암살’(2015)과 ‘도둑들’(2012)로 쌍천만 흥행 기록을 보유한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한산:용의 출현’은 ‘명량’(2014)으로 176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보유한 김한민 감독이 8년 만에 각각 내놓는 신작이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이 출연한다. 도사와 외계인, 과거의 현재라는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최동훈 감독은 “‘한국 고전 설화의 세계와 SF가 만나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며 “SF이기도 하고 판타지이기도 하고 모험극이기도 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활약을 그린다. ‘명량’의 앞선 이야기로, 1592년 수세에 몰린 조선에 승리의 큰 기쁨을 안겨준 전투인 한산대첩을 담는다. 박해일이 ‘명량’의 최민식에 이어 젊은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다. 최민식이 용장(庸將)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박해일은 지장(智將)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 속 해전 분량은 총 51분으로,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전술인 학익진을 구현한다. 김한민 감독은 “학익진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떻게 벅찬 승리를 가져왔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영화를 보고 우리 국민이 용기와 치유 그리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외계+인’ 1부와 ‘한산:용의 출현’은 각각 2부작, 3부작으로 제작된 연작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외계+인’ 1부에 이어지는 2부와 ‘한산:용의 출현’의 뒤를 이을 ‘노량:죽음의 바다’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공개 예정이다.

8월에 출격하는 ‘비상선언’과 ‘헌트’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한 곳인 칸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작품이다. ‘비상선언’은 74회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시의적절한 재난영화로, ‘헌트’는 75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심리전이 돋보이는 첩보물로 주목받았다.

‘비상선언’은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비상선언’은 ‘관상’(2013)과 ‘더 킹’(2017)을 통해 권력욕과 그 위험성을 지적해온 한재림 감독의 새 영화로, 특히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한 작품에 모으기 어려운 화려한 캐스트로 주목을 받는다.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을 촬영하며 한꺼번에 7편의 영화를 찍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출연진의 위용을 과시했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통령 암살 사건과 직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으로, 배우 출신 감독의 연출작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영화다. ‘청담부부’로 불리는 연예계 절친인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조우하는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순제작비는 ‘외계+인’ 1부 330억원, ‘한산:용의 출현’ 270억원, ‘비상선언’ 260억원 ‘헌트’ 205억원이 각각 투입됐다. 마케팅비를 포함하면 ‘헌트’를 제외한 나머지 3편의 총제작비는 300억원을 넘는다. 큰돈을 들인 만큼 이 영화들은 이례적으로 호텔에서 제작보고회 행사를 여는가 하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면 행사를 준비하며 치열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황재현 CGV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현재 관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의 70~80% 수준까지 회복했고, 일찌감치 기다려온 대작들로 장르 소재도 다 달라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도시2’가 다른 영화의 개봉과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마중물 역할을 했듯이 첫 스타트를 끊는 ‘외계+인’ 1부의 흥행 여부가 여름 시장의 향방을 점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