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서 3년 만에 골 넣은 김진수 "또 득점할줄 몰랐다"

by이석무 기자
2022.02.02 03:05:44

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 김진수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팀동료 이재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진수(30·전북)에게 두바이는 행운의 땅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8차전 원정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6승 2무 승점 20을 기록한 한국은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0회 연속이자 통산 11번째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은 전반전에 일방적으로 시리아를 몰아붙이고도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답답했던 경기 흐름에 사이다를 선물한 주인공이 바로 김진수였다.

김진수는 0-0으로 맞선 후반 8분 김태환(울산)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김진수가 53번째 A매치에서 터트린 두 번째 골이었다.

공교롭게도 김진수의 A매치 첫 번째 골도 이날 경기가 열린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나왔다. 득점 장면도 비슷했다. 2019년 1월 22일 바레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이용(전북)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해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3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골

3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골맛을 봤기에 더 의미가 컸다.



사실 김진수는 전반전에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할뻔 했다. 전반 24분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에게 백패스한다는 것이 시리아 공격수 마흐무드 알 마와스에게 가로채기를 당했다. 알 마와스의 슈팅이 빗나가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고개를 들지 못할 뻔 했다. 결국 직접 득점을 올리면서 앞선 실수를 만회한 김진수는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김진수는 이 경기 뿐만 아니라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는데 있어 크게 힘을 보탠 주인공이다. 이번 최종예선 8경기 중 5경기에 출전하며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김진수는 2019년 12월 동아시안컵 이후 한동안 대표팀에서 볼 수 없었다. 특히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에서 뛰던 2020년 12월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치료와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지난 시즌 임대 신분으로 친정팀 전북에 복귀한 김진수는 K리그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실력을 되찾았다. 지난해 10월 이란과 최종예선 4차전(1-1 무)을 통해 대표팀에 복귀한 김진수는 이후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전 왼쪽 풀백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진수는 “3년 전 아시안컵 이후 시간이 지나 여기서 또 득점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기쁘게 생각한다”며 “경기에서 이겼다는 게 의미가 크고 중요한 위치에서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는 게 상당히 의미가 있다” 소감을 전했다. 이어 “도움을 준 (김) 태환이 형과 코치진에 감사하다”면서 “골을 넣고 태환이 형에게 갔어야 했는데 코치님들께 갔다”고 말한 뒤 쑥스러워했다..

김진수는 “나뿐 아니라 홍철(대구)이나 다른 사이드백이 나왔어도 득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면서 “반대편에서 크로스가 올라오면 침투하는 연습을 했고 그 결과가 경기장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