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버티다 보니 9승…25승 채우고 영구시드 받을래요”
by임정우 기자
2021.07.19 06:00:00
| 박상현.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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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앞으로 통산 25승(해외투어 포함)과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하겠다”
국내 남자골프의 강자 박상현(38)이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박상현은 지난 11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우승하며 누적 상금 38억원을 돌파, 국내 최초로 4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2005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박상현은 지난 17년간 통산 9승(코리안투어 기준), 통산 상금랭킹 1위(38억5485만8749원)와 2018년 제네시스 상금왕, 2014년 KPGA 덕춘상(최저타수상) 등을 차지했다.
박상현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정규투어에서 살아남겠다는 생각으로 버티다 보니 한국에서 9번, 일본에서 2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주변에서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더 많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며 “은퇴하기 전까지 가장 이루고 싶은 건 통산 25승과 통산 상금 50억원 돌파다. 두 목표를 모두 이루고 멋지게 필드를 떠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박상현이 통산 25승에 욕심내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그는 “통산 승수를 25승으로 늘리고 싶은 이유는 영구 시드 때문”이라며 “언제든지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승수를 쌓아야 할 것 같다. 계속해서 힘차게 노를 저어보겠다”고 말했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박상현은 지난해 겨울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정규투어를 뛰면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위해서 시작했다”면서 “창피한 일이지만 제대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건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운동하지 않던 박상현이 체육관에 매일 출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번 해보자는 정신으로 무장한 박상현은 지난겨울 연습장이 아닌 체육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처음에는 근육통이 느껴지는 게 너무 싫었지만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고 참았다”며 “신기하게도 계속하다 보니 습관이 됐다. 요즘은 어렸을 때 등교하는 것처럼 체육관에 가는 게 당연해졌다. 역시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단타자였던 박상현은 올 시즌 300야드를 가뿐히 넘기는 선수로 거듭났다. 그는 “확실히 예년과 비교해 거리가 20야드 가까이 증가한 것 같다”며 “드라이버 샷이 멀리 가니까 그린을 공략하는 게 훨씬 편해졌다. 체력도 지난 시즌보다 좋아진 만큼 남은 시즌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올 시즌 이루고 싶은 목표로 통산 상금 40억원 돌파를 꼽았다. 그는 “40억원을 넘어서면 기록에 대한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며 “하반기에 큰 대회가 많이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현은 KPGA 코리안투어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될 수 있던 원동력으로는 ‘감각’을 꼽았다. 그는 “골프를 칠 때 가장 중요한 건 감각이라고 생각한다”며 데이터에 의존하는 골프를 해서는 절대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감각을 데이터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상현은 “연습 때는 잘 치지만 실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데이터에 집착하기 때문”이라며 “실전에서는 잔디, 바람, 날씨 등 변수가 많은 만큼 상황에 맞춰서 감각적으로 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