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낭’ 정수교 “도경수 다음 남자 막내, 저 맞아요”(인터뷰)
by김윤지 기자
2018.11.01 07:01:00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흔히 있는 오해인데요, 실제 나이는 제가 송주현에서 뒤에서 두 번째입니다. 하하.”
사람 좋은 미소였다. 까칠한 사채업자나 악덕한 소속사 사장 캐릭터와 거리가 멀었다. 배우 정수교였다. 정수교는 지난달 30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 미니시리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에서 사채업자 마칠 역을 맡았다. 극 초반 기억을 잃은 원득/이율(도경수 분)을 꾀어 30냥을 고리대금하는 인물이다. 원득-홍심(남지현 분) 부부에게 고난을 안기지만, 원득의 말에 크게 깨닫고 개과천선한다. 막판엔 “귀엽다”는 시청자 반응까지 얻었다.
“분량을 떠나 캐릭터가 주는 재미가 중요하다 생각했어요. 마칠이가 송주현 사람들 중에서 가장 입체적이라 생각했죠.”
실제 정수교의 왼쪽 뺨엔 점이 없다. 당초 노지설 작가가 정해놓은 설정이었다. 분장팀이 만들어준 점 하나에 캐릭터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초반엔 고민도 많았다. 드라마 속 가상 배경인 송주현에서 마칠은 보기 드문 악인이었다. 악랄한 건달처럼 묘사해야 할지 수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극중 분위기를 고려해 너무 밉지 않은 인물로 설정, 말투와 행동에 특히 신경 썼다.
마칠은 서서히 변모, 말미엔 왕세자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이는 도경수를 향한 정수교의 마음이기도 했다. 도경수를 언급하자 화색이 돌았다. 송주현 생일 잔치신에 등장한 “생일 축하혀” 노래의 음도 그룹 엑소 메인보컬인 도경수가 잡아줬다고.
“참 고마웠어요. 연기할 때나 대기할 때나 배려 받고 있는다는 게 느껴졌어요. (도)경수 눈이 정말 깊어요. 눈의 크기 문제가 아니에요. 대사를 하지 않아도 눈에 집중하게 되는 힘이 있어요. 또 경수 덕분에 ‘아이돌의 성지’인 SM엔터테인먼트까지 가잖아요. 언제 SM 연습실에서 춤을 연습해보겠어요.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
‘백일의 낭군님’ 측은 시청률 10% 돌파를 기념해 지난달 13일 공약대로 엑소의 ‘으르렁’ 댄스 영상을 선보였다. 당시 멤버는 도경수, 남지현, 김선호, 한소희, 이준혁, 김기두, 이민지, 정수교. 정수교는 도경수를 제외하면 남자 중 막내다. 1987년생인 그는 올해 만 31세. 브라운관 속 이미지와 실제에서 차이가 느껴진다는 말을 건네자 “고등학교 때부터 같은 얼굴”이라며 “엄청난 미남은 아니지만 제 얼굴에 만족한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2012년에 용인대 연극학과 출신인 정수교는 20대 중반 연기를 시작했다. 첫 작품은 곽경택 감독의 ‘친구2’(2013)였다. 의미가 특별했다. ‘친구1’(2001)은 그에게 배우의 꿈을 꾸게 해준 작품이었고, 촬영지인 울산은 그의 고향이었다. 당시 인연을 맺은 배우 김우빈 덕분에 첫 소속사인 싸이더스HQ와 첫 드라마 KBS2 ‘함부로 애틋하게’(2016)를 만났다.
어느덧 지난 25일 종영한 MBN ‘마성의 기쁨’까지 드라마는 벌써 세 작품이다. 당시 여자주인공 송하윤을 괴롭히는 전 소속사 대표였다. ‘백일의 낭군님’과 비슷한 시기 방영돼 한동안 월화수목 안방극장을 책임졌다. 그는 “혹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마칠과 김대표가 같은 사람인줄 몰랐다’는 댓글을 보고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30분 남짓 시간이 흐르니 그는 진지한 얼굴로 툭툭 농담을 던지는 이야기꾼이었다. KBS2 ‘1박2일’의 오랜 팬이며, 첫사랑과 지난해 결혼을 했으며, 달리기와 산책이 취미인 아날로그형 인간이라고 밝혔다.
“군더더기 없으면서 진솔한 연기를 했으면 합니다. 묵묵한 시골청년 같은 캐릭터나 휴먼 드라마도 한 번쯤 도전하고 싶고요. 그렇게 사람 냄새 나는 연기, 오래도록 보여드리겠습니다.”